배우 차승원씨의 요리솜씨가 돋보인 최근 방송 프로그램은 ‘자급자족을 통한 건강한 끼니 해결’을 주제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오락적 재미 뒷면에는 주어진 환경 하에서 어떻게 삼시세끼를 얻는가라는 생태적 배경이 드리워져 있다. 생태계 내 모든 소비자(동물)는 나름대로의 효과적인 방법으로 생존과 번식을 위한 에너지를 얻어야 하는데, 이는 자연선택의 결과이기도 하다.
섭식행동은 동물이 생존을 위해 체화한 행동 중 하나이다. 동물은 각기 특화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해 먹잇감을 얻는다. 전술은 먹잇감의 선택과 그들의 회피를 제압하기 위해 구사하는 기술을 말하며, 이는 먹잇감 발견 후 어떻게 이들을 효율적으로 쫓고 단숨에 포획하느냐에 초점을 둔 사냥기술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섭식행동의 전략은 일반적으로 먹잇감을 찾기 위해 적용되는 단계별 행동방식을 의미하는데 시간적 효율성과 먹잇감 포착 성공률에 초점을 둔다. 1단계 전략은 먹잇감이 존재하는 장소를 선별하는 것이고, 2단계는 그곳에서 원하는 먹잇감을 발견하는 것이다.
2단계에서의 행동은 매복과 정찰로 구분되는데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구사하는 행동양식이 다소 다르다. 초식동물은 지속적으로 움직이며 정찰을 통해 먹잇감을 발견하는 데 반해 대부분 육식동물은 매복과 정찰의 행동을 혼용한다. 이러한 이유로 육식동물은 초식동물보다 위장효과를 띠는 외부형태를 많이 지닌다.
또한 야생동물은 먹잇감 획득에 많은 시간과 운동량을 사용하므로 사육된 동물에 비해 지방은 적고 단백질은 많으며 무기질과 항산화제의 함량이 높다. 따라서 정상적인 생태계 내 동물에 있어서는 비만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역사상 인류가 하루 세끼를 충분히 먹게 된 것은 실제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20세기 중반에 이룬 녹색혁명 이전 우리의 삶도 온전한 세끼를 챙기지 못하였다.
식량농업기구에 의하면 73억 인구 중 11.3%가 영양결핍으로 고통 받고 있고, 아프리카의 경우는 20.5%에 달한다. 건강한 삼시세끼가 해결된 나라에서 산다는 것은 참된 축복이다. 미래를 책임질 우리 아이들에게 그중 한 끼를 마련해 주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국가적 의무가 아닐까.
노태호(KEI 연구위원)
[사이언스 토크] 삼시세끼와 섭식행동
입력 2015-04-11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