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업자 눈 앞서 다이아몬드 ‘슬쩍’

입력 2015-04-10 03:22
1캐럿이 넘는 다이아몬드는 밀수품이 많고, 밀수품은 도둑맞아도 신고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보석업자의 다이아몬드를 훔친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이 훔친 3캐럿짜리 다이아몬드는 정품이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정모(44)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공범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정씨는 18년간 알고 지내던 금세공업자 A씨(44)를 범행 대상으로 골랐다. A씨가 이들에게 “1캐럿 이상의 다이아몬드는 밀수품이 많다”는 말을 했던 게 화근이었다. 정씨는 선후배 사이인 김모(34)씨 등 3명을 모아 A씨로부터 다이아몬드를 가로채 웃돈을 붙여 팔아치우자는 계획을 세웠다. A씨에게는 원가에 조금 못 미치는 돈을 줘 입막음하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아는 회장님이 있는데 다이아몬드를 사고 싶어 한다”며 A씨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로 불러냈다. A씨는 3캐럿짜리 다이아몬드 4개(원가 약 8000만원)가 든 가방을 들고 나타났다. 정씨와 함께 나온 공범 김씨는 ‘회장님’의 비서 행세를 하다 A씨가 한눈을 판 사이 다이아몬드를 가방에서 빼돌렸다.

그런데 이 다이아몬드는 정식으로 수입된 것이었다. A씨는 다음날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다. 경찰은 정씨 일당이 훔친 다이아몬드를 산 혐의(장물취득)로 금은방 주인 박모(38)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