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아·태지역 새로운 스텔스기 만들어 투입”

입력 2015-04-10 03:00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은 9일 한반도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 지역에서 미군 전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전용기편으로 경기도 평택시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카터 장관은 주한미군 장병 200여명과 기지 격납고에서 가진 ‘타운홀 미팅’ 형식의 모임에서 “미국이 투자하고 있는 많은 새로운 군사력이 이곳 전구에 투입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카터 장관은 “이 지역의 중요성 때문에 우리는 새로운 스텔스 전투기, 스텔스 폭격기, 새로운 함정 등을 만들어 투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터 장관이 취임 후 처음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할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중국에 선명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는 주한미군 순환배치 제도에 대한 장병의 질문에 “한반도에서는 준비태세가 매우 중요하다”며 “순환배치 제도는 미리 훈련을 받고 배치되는 것이라 병력들이 정확하게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이라고 대답했다.

앞서 카터 장관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 테런스 오셔너시 미 7공군사령관, 박재복 공군작전사령관 등의 영접을 받고 비공개 회의를 가졌다.

이후 그는 기지 내 항공우주작전본부(KAOC)에서 작전 상황 브리핑을 받았다. 공군작전사령부 예하 KAOC는 미 7공군과 한국 공군이 함께 근무하는 곳으로 한반도 상공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진입하는 모든 항공기를 식별하고 유사시 대응을 지시한다.

카터 장관은 방한 이틀째인 10일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하고 오후에는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카터 장관은 한 장관과의 첫 회담에서 ‘조건에 기반을 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 조정’에 대한 한·미 공동 추진사항, 지난해 말 체결된 한·미·일 정보공유약정(MOU)의 구체화 방안 등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는 공식 의제에 들어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드러내놓고 강조하는 상황이어서 거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지난달 27일 최윤희 합참의장과 만나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포괄적인 방어망 ‘통합 대공·미사일 방어체(IAMD)체계’의 필요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윌리엄 고트니 미군 북부사령관의 북한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전배치 발언도 사드 배치와 관련 우리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의미로 분석되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