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비리 수사의 ‘본류’로 코스틸을 지목한 검찰이 코스틸의 계열 대부업체인 ㈜미다스캐피탈을 둘러싼 자금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미다스캐피탈은 비자금 의혹의 핵심 박재천(59) 회장이 코스틸 대표이사에 취임한 직후 설립됐다. 여러 비리로 전 정권 실세들과 얽힌 미래저축은행에서 거액을 빌린 뒤 폐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미다스캐피탈에 대해 “사실상 실체가 없는 회사”라며 비자금 조달 창구로 활용됐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코스틸이 미다스캐피탈을 비자금 조달 및 세탁 통로로 활용했다는 단서를 잡고 관련 자금 흐름을 살피는 것으로 9일 전해졌다. 검찰은 철강 가공업에 주력하던 코스틸이 박 회장 취임 3개월 뒤 돌연 단기자금 지원과 부동산 임대업 목적의 미다스캐피탈을 세운 점, 일반적인 대부영업엔 적극적이지 않았던 점, 미래저축은행 등에서 거액을 단기 차입한 뒤 영업을 중단한 점 등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다스캐피탈은 2001년 자본금 30억원으로 서울 서초구 코스틸 본사와 같은 주소로 설립됐다. 바스텍(현 코스틸홀딩스)과 그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100% 소유한 형태였다. 당시 코스틸홀딩스는 “미다스캐피탈은 회사와의 주요 거래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미다스캐피탈은 설립 2년 뒤인 2003년 서울시에 대부업자로 등록하지만 적극적인 대부업을 하지는 않았다.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 시작한 2005년부터는 신규 대출을 억제하고 기존 대출금 회수에 주력하겠다고 금융당국에 밝힌다.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기 직전인 2006년 말에 설립 자본금의 5배가 넘는 155억여원을 단기차입금으로 공시했다.
이 시기 미다스캐피탈이 여타 채무자들에게 빌려준 금융대여금은 100억원을 밑돌았다. 돈을 빌려주는 대부업체가 오히려 스스로 더 많은 돈을 대출받은 셈이다. 2008년 12월 22일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해산한 미다스캐피탈은 지배기업인 코스틸에 약 100억원의 손실을 안긴다. 반면 코스틸의 매출 실적은 이명박정부 들어 크게 느는 모습을 보인다.
미다스캐피탈은 영업 중단 직전 단기차입금으로 밝힌 155억여원의 주요 출처를 미래저축은행으로 신고해 두고 있다. 미래저축은행에서 코스틸 계열사로 거액이 유입된 점은 코스틸 박 회장의 포항고 동문회장 경력 등을 둘러싸고 무성했던 이명박정부와의 연관성 의혹을 더욱 키운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80) 전 새누리당 의원은 김찬경(59·수감 중)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수억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1년 2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다.
미래저축은행은 전 정권 실세의 비호 의혹으로 몸살을 앓았던 씨앤케이인터내셔널(CNK)의 2대 주주였다. 씨앤케이는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유포,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의 수사를 받았었다. 이때 검찰 수사 대상에는 박영준(55) 전 지식경제부 차관도 있었다.
미래저축은행의 김 전 회장은 정치권에 연줄을 대려 애썼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2007년 5월 고려대 박물관 문화예술최고위과정 1기에 등록했는데, 이때 동기로는 이 전 대통령과 천신일(72)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있었다. 김 전 회장은 2012년 미래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직전 회사자금 200억여원을 가지고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하다 검거됐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단독] 코스틸, 실체 없는 계열사 통해 비자금 조달·세탁 의혹… 檢 포스코 비자금 수사
입력 2015-04-10 0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