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도시 네트워크인 ‘이클레이’(ICLEI) 기후환경 개막총회에서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온실가스 감축 등 9대 실천사항을 담은 ‘서울선언문’이 채택됐다. 1200여 회원 도시들은 서울선언문을 토대로 각자 상황에 맞는 기후변화 대응 실천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이클레이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동대문구 DDP에서 열린 개막총회에서 14개 세계도시 시장들과 함께 서울선언문을 공식 발표했다.
박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서울선언문은 크게 온실가스 감축과 지속가능성의 원칙을 담고 있다”며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가 중앙정부 간 약속인데, 실천하는 것은 지방정부가 하는 만큼 당사국 총회에 좀 더 강력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고 말했다.
서울선언문은 지난해 9월 유엔본부에서 발표한 ‘시장협약’에 따라 세계 도시들이 수립해야 할 기후정책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산화탄소 배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지방정부 및 도시 역할의 중요성을 알리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도시의 실천을 다짐함으로써 2020년 이후 신기후체제 출범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협약은 이클레이 등 3개의 세계 도시네트워크가 기울이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담은 합의문이다. 매년 도시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와 계획 등을 보고하고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공개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신기후체제는 선진국에 대해서만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부과했던 기존의 기후체제인 교토의정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함께 참여하는 범지구적인 새로운 기후체제를 말한다.
서울선언문에는 도시의 특정 자원에 대한 소비를 3년간 10% 감축할 것을 목표로 하는 10% 효율성 증진 프로그램, 지방정부 기후로드맵, 환경적·사회적 비용을 고려한 공공구매 결정, 지속가능한 건축 및 도시계획에 대한 투자, 3년 내 생물다양성 행동계획 수립, 지속가능한 도시교통 해법 모색 등 실천사항이 담겼다.
10일 열리는 세계도시 시장포럼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캐나다 몬트리올,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산 라파엘, 프랑스 낭뜨와 파리 등 5개 도시가 온실가스 감축 실천방안을 공표한다. 시장협약과 서울선언문이 총론 성격이라면 세계도시 시장포럼은 각 도시들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방식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각론에 해당한다. 서울시는 지난 7일 ‘서울의 약속’을 통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2005년 대비)를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11일 포럼 폐막 연설에서 다른 도시들의 참여를 촉구하는 ‘서울액션플랜’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총회의 성과인 서울선언문과 서울액션플랜, 시장협약에 참여하는 도시들의 온실가스 감축실적 등은 오는 12월 신기후체제를 논의하는 파리 당사국 총회에서 각국 지도자들에게 전달된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세계 도시들, 온실가스 감축 ‘서울선언문’ 따른다… ‘이클레이’ 기후환경 개막총회
입력 2015-04-10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