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이 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셋값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세입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아파트에 전세로 살다 비슷한 가격대 단독·다가구주택을 구입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9일 ‘3월 주택 매매거래량’을 발표했다. 지난달 전국의 주택 매매량은 11만186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 늘었고, 전월보다 41.9% 증가했다. 1분기 누적 거래량도 27만5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3% 증가했다. 지난달 거래량과 1분기 거래량 모두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특히 서울의 1분기 거래량은 30.0% 증가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최근 거래가 주춤했던 강남3구도 증가율이 13.3%까지 늘며 전국 평균에 다가서고 있다.
이처럼 주택 매매거래가 급증한 건 최근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전셋값이 치솟고 있는 데다 금리가 낮아 이참에 매매로 돌아서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실수요자 중심으로 비(非)아파트 거래가 많이 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28.7% 증가한 데 반해 연립·다세대는 36.9%, 단독·다가구는 45.4% 늘었다. ‘전세난민’들이 매매가에 다가서고 있는 아파트 전세를 포기하고 돈을 조금 더 보태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아파트 외의 주택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파트 전세금이 너무 오르자 연립·다세대나 단독·다가구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가 많아졌다”며 “비아파트의 경우 전세금과 매매가격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전세 수요자들이 아예 매매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거래량 증가를 반영하듯 1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도 급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주택담보대출은 11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액(1조3000억원)보다 9배가량 증가했다.
서울을 비롯해 주택 매매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도 전년 동기 대비 배 가까이 커졌다.
KB국민은행은 9일 1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해 1분기 대비 0.75%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0.39%였다. 특히 고덕 주공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강동구가 1분기에 1.39%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0.25%)보다 상승폭이 5배 이상 높아졌다.
다만 봄 이사철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최근 매매·전셋값 상승폭은 다소 둔화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감정원이 6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가격은 지난주 대비 0.16% 상승했고, 전세가격은 0.21% 올랐다.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지난주 집계된 0.18%, 0.25%보다 상승폭이 각각 축소됐다.
세종=이용상 기자, 유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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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에 등 떠밀려 “집 사자!”… 주택 매매거래 9년 만에 최대
입력 2015-04-10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