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교인에 머무르지 말고 좋은 시민 돼라” 장신대, 공공신학 주제 한·중·미 국제학술대회

입력 2015-04-10 02:54
장신대가 9일 서울 광진구 대학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개최한 ‘2015 한·중·미 국제학술대회’에서 장신대 임성빈 교수(가운데)가 ‘후기세속화시대에서 공공신학 하기’를 제목으로 발표하고 있다. 허란 인턴기자

장로회신학대는 9일 서울 광진구 대학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각국의 문화적 상황 속에서 공공신학 하기’를 주제로 2015 한·중·미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틀간 진행되는 학술대회는 세 나라의 신학자들이 자국 상황에 적합한 공공신학의 방향을 논의하자는 취지로 열렸다. 공공신학은 교회가 신학을 기반으로 사회문제까지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것을 추구한다.

‘후기세속화시대에서 공공신학 하기’를 제목으로 발표한 장신대 임성빈 교수는 “한국교회의 신뢰회복을 위해 강조되는 것이 교회의 사회적 책임”이라며 “실천 없이 ‘세상을 바꾸겠다’는 선언만 반복한다면 교회가 스스로를 세상 유혹과 공격 앞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 교수는 “교회는 정체성을 보존하는 동시에 사회적 공공선을 회복하는데 기여해야 한다”며 “한 교회의 좋은 교인에만 머무르지 않고 공적인 자리에서 하나님 나라를 도모하는 좋은 시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의 공공신학 발전과 영향’에 대해 발표한 중국 칭화대 왕쇼초 교수는 “중국정부는 종교에 대해 통제에서 법적관리로 자세를 전환했으며, 이에 따라 종교단체는 자치자리(自治自理)·비행정·비영리를 추구하는 사회단체의 신분으로 사회공공사무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에서 종교는 갈수록 사회성과 공익성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 교수는 “이 상황에서 교회와 크리스천들의 마음속에 확고한 신념이 자리 잡고 있다면 그것이 외부로 나타나 영혼과 문명을 변화시킬 것”이라며 “교회는 사회 영역에서 윤리적 척도를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0일 ‘설교학적 관점에서 공공신학 하기’에 대해 발표할 예정인 프린스턴신학교 제임스 케이 학장은 미리 공개한 발제문에서 “설교는 공적신학의 실천의 장”이라며 “설교가 성서 이야기와 기독교 전통을 충실히 전할 때 그리스도인의 윤리적 품성을 함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케이 학장은 테러와의 전쟁 와중에 미국의 국가 기관이 수용소에서 포로에게 고문을 자행한 사실을 예로 들며 “미국의 대다수 기독교인들이 고문을 정당한 행위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생긴 대중적 두려움과 보복 심리에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를 지적하는 설교가 미국 사회에 필요한 이유는 고문과 관련한 토론과 논의들을 더욱 확산시키는데 일조할 수 있고, 기독교인들의 고문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킬 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식의 전환까지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