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허경영 ‘나라에 도둑이 많다’ 선견지명? 정보통신정책硏, 135만원짜리 소파 구입

입력 2015-04-10 02:00 수정 2015-04-10 10:05

자칭 ‘인터넷 본좌’ 허경영씨가 네티즌에게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나라에 도둑이 많다”는 예전 발언이 들어맞았기 때문인데요. 각종 기행과 돌발 행동을 일삼다 명예훼손으로 옥살이까지 했지만 무능하고 부패한 기성 정치나 국가기관보다 훨씬 낫다는 탄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프닝은 국책연구기관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예산 낭비를 지적한 기사에서 시작됐습니다. 국민일보 등은 지난 2월 5일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무총리실 업무보고에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고가의 의자를 구매한 점을 지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두 달이나 지난 일이지만 최근 인터넷에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구매한 소파는 가짜라는 의혹마저 일면서 다시 논란이 일었습니다.

우선 김 의원의 지적을 보실까요? 김 의원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부족한 인건비 10억원과 통근버스 운영비 2억원을 요구해서 지원했다”면서 “그런데 충북 진천으로 청사를 이전하는 중에 직원식당용이라며 55만원짜리 의자를 구매하고 원장실과 부위원장실용이라며 135만원짜리 소파 20개를 구입했다”고 했습니다. 김도환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은 “송구스럽다. 사전 검토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기사는 인터넷에 꾸준히 오르내리며 분노를 샀습니다. 네티즌들은 인건비가 없다며 예산을 더 타놓고 저렇게 비싼 의자를 마구 사들이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죠.

심지어 135만원짜리 소파는 진품을 따라한 가짜이며 진품은 외국 사이트에서 500달러에 판매된다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가짜를 진짜보다 비싸게 사면서까지 예산을 낭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죠.

화가 난 네티즌들은 기사에 허씨의 예전 발언을 담은 캡처 사진(사진)을 첨부해 각종 커뮤니티에 퍼 나르고 있습니다. 캡처 사진에는 웃는 허씨 사진 위로 ‘인터넷 대통령 허경영’이라고 적혀 있고 “예산이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국가에 도둑○들이 너무 많은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첨부돼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이번에도 허경영이 맞았다. 그가 이겼다”면서 허탈해합니다.

허씨는 스스로를 ‘아이큐 430 천재’라거나 ‘공중부양’ ‘축지법’ 등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식의 언행을 일삼아 혹세무민했다는 비판을 산 인물입니다. 2007년에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곧 결혼할 것이라는 주장을 펴다 1년6개월의 징역을 살기도 했고요. 그런 자의 황당한 발언이 맞아떨어지는 현실이라니…. 이걸 웃어야 하나요, 울어야 하나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