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사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년 만에 다시 인문학 강연자로 무대에 올랐다.
정 부회장은 9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2015 지식향연’ 프로젝트의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섰다. 지식향연은 전국 대학을 돌며 릴레이 형식으로 개최되는 콘서트 형태의 인문학 전파 프로그램으로 지난해부터 신세계그룹이 후원하고 있다.
8월까지 진행될 이번 프로젝트의 첫 연사로 나선 정 부회장은 이 시대를 ‘스마트 시대’로 정의하고 스마트 시대의 명암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먼저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각종 스마트 기기가 우리 삶과 깊숙이 연결된 시대가 됐고 이러한 기술의 발달이 인류에게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스마트 시대로 인간 본연의 사고력과 판단력이 퇴화할 수 있고,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상황을 분석·인지하는 ‘비판적 사고’도 결여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 부회장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시각 장애를 딛고 변호사와 성악가의 꿈을 이룬 안드레아 보첼리를 예로 들며 인문학적 지혜가 담긴 글을 읽도록 당부했다. 두 번째로는 하버드대의 신입생 글쓰기 훈련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많이 생각하고 직접 글을 써볼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주변사람들과 토론 연습을 많이 하면서 사고와 논리를 더욱 정교하고 풍성하게 하도록 주문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부터 지식향연을 개최하는 등 인문학 중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문학적 소양 등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신입사원 채용 방식도 바꿔 올해 대졸 신입사원의 경우 인문계열 전공자(43%)가 상경계열 전공자(35%)를 앞서기도 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인문학 전도사 정용진 부회장 “스마트 시대 비판적 사고 키워라”
입력 2015-04-10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