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주요기술 확보… 美 본토 타격 가능성은 ‘?’… 美 “北 ICBM 실전배치” 언급에 관심 고조

입력 2015-04-10 02:04

미국이 본격적으로 KN-08의 실전배치를 시사하는 등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을 들고 나와 북한의 ICBM 능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ICBM은 사거리가 5500㎞ 이상 되는 장거리 미사일을 의미한다. 장거리 미사일인 만큼 실전배치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추진력과 대기권 재진입 능력 등 고난도 기술이 요구된다.

◇ICBM 실전배치는 여전히 논란=국방부는 북한이 1998년 대포동 1호, 2006년 대포동 2호를 시험발사했고 2009년과 2012년 4월, 12월에 은하 3호를 시험발사하는 등 다섯 차례 장거리 로켓 발사시험을 통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이 2012년 12월 12일 발사된 은하 3호의 발사체를 서해상에서 수거해 정밀 조사한 결과 북한은 500㎏ 무게의 탄두를 1만3000㎞까지 보낼 수 있는 기술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ICBM을 실전배치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미국은 최근 북한이 ICBM인 KN-08을 실전배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윌리엄 고트니 미군 북부사령관이 8일 KN-08이 실전배치됐다고 언급한 데 이어 미 국방부 당국자들도 고트니 사령관의 발언이 맞다고 지원하고 나섰다. 미국이 민감하게 나오는 이유는 KN-08이 실전배치됐다면 미국을 공격할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9일 “미사일은 시험발사 후 실전배치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아직까지 KN-8의 시험발사는 없었고 실전배치됐다는 정황이나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북한문제 전문가 조엘 위트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선임연구원은 북한 서해 동창리 발사장에서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KN-08 엔진 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엔진 실험을 모두 끝냈다면 전면적인 발사실험 단계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그해 3월과 4월에도 엔진 실험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아직까지는 KN-08을 시험발사하지 않았다. 장거리 미사일의 시힘비행을 숨기는 일은 불가능하다. 북한은 2000년대 중반에 사거리 3400㎞가 넘는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은 시험발사하지 않고 실전배치했다.

◇ICBM의 주요 기술은 확보했다=북한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ICBM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ICBM이 성공적으로 발사되기 위해서는 추진 시스템인 다단계 로켓의 단분리 기술, 엔진의 정밀성과 신뢰도, 정밀유도 기술, 안정적인 재진입체 기술이 갖춰져야 한다.

북한은 다섯 차례 시험을 통해 미사일을 멀리 보내는 데 필요한 단분리 기술은 확실히 가진 것으로 보인다. 1998년과 2009년, 2012년 발사실험에서 단분리에 성공했다. 2012년 12월 발사 시 북한은 3단계 로켓을 사용했으며 1, 2, 3단이 정확하게 분리됐다. 로켓 상단부는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4개의 엔진을 하나로 묶는 클러스터도 안정적으로 이뤄져 엔진의 정밀성과 신로도도 상당한 수준에 진입했다. 2009년 시험발사 시 북한은 이륙 단계에서 기존 추력벡터 제어장치에 자세제어 장치를 추가해 로켓의 궤도를 잡아줬다. 1998년 대포동 1호 발사 시에는 단거리 미사일 스커드에 적용되는 조향베인 장치를 사용했다. 9년 만에 진전된 기술을 적용한 셈이다.

문제는 가장 어려운 기술인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했느냐다. 재진입체는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대기권으로 다시 들어갈 때 발생하는 고열과 충격을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탄두가 마하 20 정도의 초고속으로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6000∼7000도의 고열과 충격을 견딜 수 있는 기술은 아직 갖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