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제자들을 파송하면서 하신 말씀 “이방인의 길로도 가지 말고 사마리아인의 고을에도 들어가지 말고 오히려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에게로 가라”(마 10:5∼6). 또 부활 사건 이후 주신 당부의 말씀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마 28:18∼20). 문득 혼란스러워진다. 예수님은 이방인 선교를 명령한 것인가, 아니면 금한 것인가 말이다.
이런 예도 들 수 있다.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롬 13:1)는 말씀은 마치 나라를 다스리는 이들에게 국민들이 복종해야 하는 것처럼 들린다. 체제에 대한 저항을 원천적으로 봉쇄해버리는 구절로도 흔히 사용되는데, 과연 옳은가.
이 책은 이런 신약의 난해 구절, 십중팔구 오해되거나 외면 받아온 구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수, 한국사회에 답하다’ ‘신약의 뒷골목 풍경’ 등을 쓴 한일장신대 신학부 교수인 저자가 성서 해석의 길잡이로 나섰다. 2000년이라는 시간적 간격과 문화적 차이, 인습이나 관행에 물든 성서 해석과 씨름해온 저자는 문제의 구절들이 자리한 전후의 맥락과 기록 당시의 상황, 이들 구절에 대한 기존의 다양한 해석을 검토한 뒤 가장 설득력 있는 해석을 내놓는다.
그런 의미에서 제목 ‘거꾸로 읽는’은 ‘전복적으로 읽기’에 앞서 ‘바로 읽기’를 뜻한다. 신천지 등 이단 사이비 침투에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부심 중인 한국교회에서 꼼꼼한 성서 해석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순간이다. 이 책이 성서를 바르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노희경 기자
[책과 영성] “아, 이런 뜻이구나” 성경 난해한 구절 쉽고 올바르게 해석
입력 2015-04-11 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