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대한 생각이 변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정부가 국민들에게 이렇게 할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 말은 그만 됐습니다. 책임 있는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침몰된 ‘한국호’는 신뢰 회복이 어려울 것입니다.”
김성욱(52·사진) 팽목교회 목사는 지난 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4월 16일 이전까지는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젠 달라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목사는 세월호 참사 다음날인 17일부터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과 함께 봉사 부스(booth·칸막이 공간)를 열고 봉사했던 진도군교회연합회 소속 목회자로서 줄곧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해왔다.
그는 작년 10월 8일로 한국교회 봉사 부스가 공식 철수할 때까지 매일 오전 6시 자전거를 타고 팽목항으로 ‘출근’해 밤 10시에 퇴근했다. 전남 완도 청산도가 고향인 그는 21년 전부터 팽목항 근처에 살며 목회를 해왔다. 교회도 팽목항 가까이 있어 그의 일터는 사실상 팽목항 봉사 부스가 됐다.
업무 시작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줄 속옷과 양말을 정리해 바구니에 담는 일이었다. 가족들이 속옷이 필요하다면 자전거를 타고 읍내에 나가 구해왔다. 과자나 음료수 등도 떨어지지 않도록 바구니에 가득 채워 넣었다.
“교인들도 뭐라고 하지 않았어요. 세월호 침몰에 성도들 모두 한마음이었지요. 성도들이 모자란 물품을 교회에 갖다놓았고 저는 그 물품을 가족들에게 전해주었지요.”
김 목사의 봉사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팽목항에는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들이 순번을 정해놓고 매일 오갔다. 그는 이들 가족이 모이는 식당에 들러 필요한 게 무엇인지, 도울 일은 없는지 물었다.
“1년간 달라진 건 없어요. 저는 여전히 가족들과 함께하려고 합니다.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은 다 떠나도 기독교는 떠나지 않는다. 고난당한 사람들 곁에 있어주는 것,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지요.”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미션&이슈-세월호 참사 1년 크리스천 3인이 말하는 그후] 정부는 말보다 행동으로 신뢰 회복을
입력 2015-04-11 0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