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LG ‘한 지붕 두 가족’ 모처럼 웃다

입력 2015-04-09 03:25

서울 잠실구장을 함께 쓰는 ‘한 지붕 두 가족’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모처럼 함께 웃었다. 부진의 원인이었던 마운드가 오랜만에 제 역할을 한 덕분이다.

두산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9대 4로 승리하며 전날 완패를 설욕했다. 4연패 사슬을 끊은 두산은 시즌 전적을 4승4패로 맞췄다.

시즌 전 두산 전력을 두고 전문가들은 선발진이 탄탄한 데 반해 불펜은 불안하다고 평가했다. 정재훈이 롯데 자이언츠로 떠난 데다 마무리 후보였던 노경은까지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막 직후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선발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마운드 운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게 된 것이다. 결국 개막 후 3연승으로 잘 나가던 두산은 이후 4연패에 빠지며 6위로 추락했다. 무엇보다 지난 5일과 7일 경기에선 마운드가 무너지며 33점을 헌납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달랐다. 선발로 나선 진야곱은 경기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점차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5이닝 3실점을 했으나 타선의 도움을 받은 진야곱은 2008년 9월 4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구원승을 올린 뒤 2407일만에 승리를 챙겼다. 불안했던 불펜도 오랜만에 힘을 냈다. 이재우-김강률-윤명준으로 이어지는 불펜은 6이닝부터 단 1점만 내줬다. 타선도 민병헌의 3점 홈런을 포함해 안타 11개로 9점을 뽑아냈다.

대전에서는 LG가 한화를 상대로 3대 2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날 마무리는 예상대로 봉중근의 몫이었다. 그동안 봉중근은 등판할 때마다 불안한 모습을 노출해 팬들의 원성을 샀었다. 올 시즌 네 번의 경기에서 1세이브 2패, 평균자책점 32.40을 기록했다.

이날도 봉중근은 불안했다. LG가 8회초 정성훈의 역전 투런 홈런으로 3-2 리드를 잡은 가운데 9회 말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봉중근은 안타 1개와 볼넷 2개로 만루 위기를 만들었다. 다행히 한화 권용관의 직선타를 잡은 3루수 윤진호의 호수비 덕분에 승리를 지켰지만 여전히 아쉬운 모습이었다.

인천에서는 SK 와이번스가 kt 위즈에 2대 1로 이겼다. kt의 신생구단 개막 연패 기록은 ‘9’로 늘었다. 대구에서는 삼성 라이온즈가 롯데 자이언츠에 4대 2로 이겼고 광주에서는 NC 다이노스가 KIA 타이거즈를 13대 5로 제압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