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의 서정원 감독은 지난 겨울 스페인 말라가에서 2차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유럽 스타일의 경기를 하는 브리즈번 로어(호주)를 깨기 위한 선택이었다. 서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수원은 홈에서 브리즈번을 꺾고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수원은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리즈번과의 G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권창훈, 서정진, 염기훈의 연속골을 앞세워 3대 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수원은 2승1무1패(승점 7)를 기록, 브리즈번을 제치고 G조 2위로 올라섰다.
수원의 달라진 팀 컬러가 돋보인 경기였다. 서 감독 체제에서 롱볼을 버린 수원은 패스축구로 경기를 풀어 나갔다. 0-0으로 비긴 채 후반이 시작되자 빠른 공수 전환과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후반 1분 고차원 대신 투입된 권창훈은 5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냈다. 권창훈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감각적인 슈팅으로 그물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수원은 후반 14분 서정진의 추가골을 앞세워 2-0으로 달아났다. 하이라이트는 염기훈의 프리킥 골이었다. 염기훈은 후반 20분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강력한 프리킥을 날려 골문 왼쪽 상단을 뚫었다. 브리즈번은 후반 31분 K리그 경남에서 뛰었던 루크의 만회골로 영패를 면했다.
K리그 클래식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는 베트남 빈즈엉 스타디움에서 열린 빈즈엉과의 E조 4차전에서 1대 1로 비겼다. 전북은 31분 터진 에닝요의 코너킥 골로 앞서 갔으나 후반 추가시간 골을 허용해 승점 1점을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2승2무가 된 전북은 승점 8점을 확보, 16강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었다.
K리그 클래식 경기를 대비해 이동국, 이재성, 한교원 등 주전선수들을 데려오지 않은 전북은 경기 주도권을 잡았으나 시원한 소나기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경기 막판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져 아바스 디엥에게 중거리 슈팅을 허용해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수원 “亞 챔스리그 16강 보인다”
입력 2015-04-09 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