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라틴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시작된 해방신학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정의롭지 못한 정치, 경제, 사회적 조건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하고 실천을 강조했던 기독교 신학 운동이다. 당시 가톨릭 사제들과 평신도들이 해방신학을 앞세워 사회적 투쟁에 나섰다가 군부독재의 탄압을 받아 많은 희생자들을 냈다. 로마 교황청이 80년대 해방신학과 마르크스주의 사이의 연관성을 우려하는 경고를 두 번이나 발표하면서 영향력이 줄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아르헨티나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미 해방신학의 상징적 인물인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에 대한 암살을 순교로 공식 인정하면서 해방신학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졌다.
이 책은 가톨릭 사제이자 신학자인 혼 소브리노가 해방신학 관점에서 쓴 그리스도론이다. 가난한 사람들의 눈으로 본 예수의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 그동안 성직자와 신학자의 소유물이었던 신학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있다. 소브리노는 “예수는 자신의 생애를 가난한 사람에게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그 나라를 이루는 일에 집중했다”면서 “예수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 해방이고 기쁜 소식이다”고 강조한다. 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장은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소브리노의 제자가 된 이후 엘살바도르 UCA 대학에서 이 책의 강의를 6번이나 들었다. 이번에 스페인어 원본을 직접 번역했다.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손에 잡히는 책-해방자 예수] 가난한 사람들 눈으로 본 예수 모습
입력 2015-04-10 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