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가수 콘서트 입장권 판권 투자하세요” 공연사업가 빙자 수억원 가로채

입력 2015-04-09 02:21
“경제적으로 서로 도움 주고받을 분 찾습니다.”

간호사 A씨(43·여)는 2012년 인터넷 친구만남 사이트에서 이런 글을 발견했다. 작성자는 화장품 회사에 임원으로 파견된 5급 공무원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노모(35)씨였다. 어느 정도 친분이 쌓이자 노씨는 “회사에서 가수 김범수의 인천 콘서트 입장권 판권을 나눠줬다. 투자해서 수익금을 분배하자”고 제안했다.

A씨는 그해 6월부터 1년여간 노씨에게 1억1000만원을 건넸다. 돈을 받아 챙긴 노씨는 입장권 판매수익금 입금내역이 적혀 있는 가짜 통장을 보여주며 시간을 끌다 2013년 말 잠적했다. A씨는 노씨를 경찰에 고소했고, 서울 수서경찰서는 노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노씨의 범행은 처음이 아니었다. 2010∼2011년 어린이집 교사 B씨(41·여)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 “가수 이승철 콘서트에 투자하라”며 1억2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노씨는 운영하던 학원이 망해 빚더미에 오르자 수년간 과외교사 등으로 생계를 유지해오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노씨는 경찰에서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돈으로 빚을 갚거나 생활비로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