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를 둔 40대 중반의 A씨는 맞벌이 부부다. 남편은 오전 7시30분에 출근하고, 회사가 가까운 A씨는 8시쯤 등교하는 아이들과 함께 집을 나선다. 방과후 수업까지 마친 아이들은 학교 근처 학원에서 2시간 정도 더 보낸 뒤 집에 돌아온다. 그나마 A씨네는 상황이 나은 편. 애들 외할머니에게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네 가족이 비로소 함께 모이는 시간은 저녁 식탁에서다. 하지만 부부가 야근하는 날이면 이마저도 어렵다.
가족을 뜻하는 또 다른 단어인 ‘식구(食口)’는 함께 밥 먹는 사람이다. 가족이라면 밥 먹는 시간이 자주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요즘처럼 맞벌이 가정이 늘고, 자녀들이 성장할수록 가족이 밥 한끼 먹는 게 쉽지 않다. 그만큼 가족간 대화의 부재를 느낄 수 있다는 말이다.
“패밀리 타임을 가져보라.” ‘여자라서 행복한 예배 뷰티풀워십’에서 설교를 맡고 있는 박현숙(51) 간사는 주말이나 주중 한 날을 정해 정기적으로 가족 모임을 가지라며 ‘패밀리 타임’을 권면했다. 이 시간을 통해 가족간 친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거다.
박 간사는 예수전도단(YWAM) 국제대학사역 리더인 홍장빈(52) 목사와 함께 오랫동안 YWAM 간사로 사역했다. 국내외 수많은 교회와 단체에서 15년간 중보기도, 이성교제, 결혼과 가정, 자녀양육 강의를 하고 있다. 최근엔 자녀양육에 관한 책 ‘하나님 아이로 키워라’(규장)를 출간했다.
박 간사에게 패밀리 타임은 세 자녀가 성장한 지금까지도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행복한 자산이다. “예배와 기도,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했지만, 우리 가정은 함께 노는 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실타래 풀기, 블록쌓기, 발가락으로 수건 끌어당기기를 하며 놀았죠. 가족이 함께 놀고먹고 또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일은 즐거운 추억으로 쌓입니다. 그렇게 공유된 추억은 강한 유대감을 낳고, 집안에 충만한 사랑이 늘 흐르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째 딸이 사춘기를 지낼 땐 가장 힘들었다. 이성교제를 반대하는 부모를 이해할 수 없었던 딸은 스스로 대화의 문을 닫아버렸다. 박 간사는 “우리 부부가 미국에서 선교 훈련을 받는 동안 딸은 미국 학교에 다녔는데, 미국식 사고를 인정하지 않아 발생한 갈등이었다”고 했다. “남편이 6개월 동안 사역을 중단하고 아이를 위해 함께 금식기도하면서 딸과 관계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그 때 주효했던 게 자녀를 위한 기도와 함께 회복의 시간이었다. 딸에게 그간 잘못한 것들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가족간에 회복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았다는 것이다. “남편이 딸에게 올인한 것을 계기로 부녀 사이가 더 단단해졌다”며 “스물 세살 된 딸 아이와 매일 전화 통화하면서 함께 방 쓰는 기숙사 친구들의 이름을 불러가며 기도한다”고 했다.
박 간사는 자녀를 키우는 데 있어 시편 말씀,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127:3)를 진리로 삼았다. “부모의 시각, 즉 어떤 관점으로 자녀를 바라보느냐가 참 중요합니다. 힘들게 하는 존재로 여긴다면, 아이는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자녀는 하나님나라의 군사입니다. 상으로 여기면 하나님의 상급입니다. 분명한 건 자녀를 통해 하나님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그 사랑을 누리게 됩니다. 그러니 자녀는 선물입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매주 하루는 꼭∼ 패밀리 타임 가지세요”… 박현숙 예수전도단 간사의 자녀교육 노하우
입력 2015-04-10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