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살아 있는 말씀

입력 2015-04-09 02:32

사순절 특별새벽기도회를 교단(한국기독교장로회) 교육원 묵상집으로 준비했다. 특히 고난주간에는 기관별로 예배를 주관하며 사회자인 기관장(권사)이 묵상을 읽도록 했다.

묵상집 항목 중에 ‘유다를 향한 관심’이란 내용이 있었다. “우리는 나에게 조금이라도 해를 끼친 사람을 좀처럼 용서하지 못합니다. 나도 하나님의 은총이 필요하듯 너도 은총이 필요하구나. 이 마음을 잘 품지 못합니다. 나도 살려고 애쓰듯 너도 살려고 애쓰는구나. 이 마음이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악역을 담당한 인생에게도 깊은 관심의 눈길을 보내며 그 선택마저 존중해 주시는 예수님의 모습에 고개를 숙이고 맙니다. 그리고 그분의 그윽한 눈길을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권사님의 목소리는 떨렸다. 묵상집의 글자도 흔들렸다. 이후 권사님의 회개기도와 중보기도는 교회와 교인들에게 큰 울림이 되었다. 묵상집의 글이 소리와 함께 살아서 꿈틀거리는 것이었다.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말의 씀이다. 쓰인 말씀이 쓰인 채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시 말이 될 때 울림이 있고 감동이 있고 생명이 있다. 부활의 주님도 마찬가지다. 2000년 전의 부활이 오늘 나의 부활이 되려면 성경 말씀의 글자가 살아나듯 말씀으로 우리의 심령이 감동받아야 할 것이다. 최병학 목사(남부산용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