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는 누구나 위기가 있다. 이 위기는 기도와 믿음을 통해 신앙으로 이겨내기도 하지만 귀한 만남을 통해 극적으로 극복되기도 한다.
올해 38주년을 맞은 우리 회사(SCL)가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다방면으로 사회에 공헌할 수 있었던 것은 나 혼자만 잘해서 된 것이 결코 아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은혜이지만 가족과 이웃, 동료와 곳곳의 귀한 사람들끼리 만남을 통해 좋은 일이 생기고 생각지 못했던 놀라운 기적들이 일어났다. 그러므로 도움은 일방적인 것이 될 수 없다. 주고받는 것이다. 내가 삶 속에서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나 역시 도움을 주어야 하고 또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며 산다.
나보다 연장자로 형님처럼 모시며 친하게 지내온 L회장이 있었다. 사업도 나보다 크게 하시고 한때 잘나가던 회사였는데 IMF 외환위기 때 휘청거리다 2001년 부도를 맞고 공장이 경매에 넘어가는 큰 어려움을 만났다. 공장은 땅만 2만3140㎡(7000평)에 건물이 3966㎡(1200평)나 되었다. 우연히 나는 당장 6억원을 마련하면 경매 중인 공장을 찾을 수 있는 회생의 길이 있지만 없으면 수십 년간 쌓아올린 공장이 모두 남의 손에 넘어가 L회장이 완전히 빈손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위기에 있는 L회장을 도와줄 이는 아무도 없었다. 주위에서는 모두 말렸지만 나는 L회장을 은행으로 오라고 해 6억원에 대한 보증을 서서 쾌히 빌려줬다. 모두가 외면하는 이 막바지 상황에 사회에서 만나 그저 형, 동생하며 친하게 지내던 내가 거금을 빌려주니 L회장은 어쩔 줄 몰라 했다.
“이 사장. 날 뭘 보고 이렇게 도와주나. 잘못되면 그 돈도 다 날아가는데.”
“형님. 제가 형님 좋아하잖아요. 평생 일구신 기업이 남에게 넘어가는 것을 제가 못 보겠어요. 이제 용기를 내시고 다시 회사를 일구세요. 응원합니다.”
L회장은 나의 도움에 용기백배해 어려움을 딛고 재기에 성공, 회사를 잘 운영해 나가고 계신다. 내가 할 수 있는 도움이 상대에겐 엄청난 힘이 될 수 있다.
또 1977년 21세 새파란 청년인 나에게 사업을 해보라며 용기를 주고 이끌어준 당시의 오명평 사장님은 이제 75세이시다. 이분에 대한 고마움도 항상 잊지 않고 있다. 그래서 제법 오랜전부터 우리 회사의 감사로 모시고 잘 대우해 드리며 함께 일하고 있다.
나는 인간관계도 고마움과 의리를 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하나님과의 신앙적인 부분에서도 예외가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위기에 기도원을 찾아가 부르짖고 눈물 뿌려 하나님의 도움을 간구하다가도 사업이 잘되고 모든 것이 잘 풀릴 때 신앙이 느슨해지거나 곁길로 빠지는 경우를 많이 보곤 한다.
힘들고 병들고 고난 중일 때 믿음은 더 성장한다. “고난이 우리에게 유익이라”는 말씀이 정확하지만 잘될 때 더 긴장하며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더 열심히 하나님을 섬기고 기도와 말씀 실천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내 오랜 신앙생활 경험에서 나오는 말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 말씀 중 하나가 바로 시편 23편이다. 이 중에서도 1∼6절 말씀을 매우 좋아한다. 여호와 하나님이 나의 목자 되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고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해주신다니 마음이 저절로 평안해진다. 또 주의 지팡이가 나를 안위하고 내 잔이 넘친다는 이 시는 하나님을 가까이 의지하며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에게 주는 최고의 격려가 아닌가 한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역경의 열매] 이상춘 (17) 인생 위기는 기도와 믿음, 만남으로 극복된다
입력 2015-04-09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