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넘은 사랑, 진한 키스로 확인하다

입력 2015-04-08 03:43
청해부대 17진 통역장교로 6개월간의 파병근무를 마치고 귀국한 김화석 중위가 지난 6일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 부두에서 환영 나온 이스라엘 출신의 아내 김에즈라 짜바릿씨와 입맞춤을 하고 있다. 해군 제공

“고국에서 청해부대원으로 꼭 근무해보고 싶었습니다. 이스라엘 군 예비역인 아내도 흔쾌히 승낙했어요.”

청해부대 17진 통역장교 김화석(28) 중위. 미국 국적의 교포인 김 중위는 6개월간의 파병근무를 마치고 귀국한 지난 6일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 부두에서 환영 나온 부인과 진한 키스로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김 중위의 부인은 자신보다 여섯 살 많은 이스라엘 국적의 김에즈라 짜바릿(34)씨. 미국 인디애나주 퍼듀대에서 경영학과 정치학을 공부한 김 중위는 4년 전 연세대 국제대학원에 입학하면서 당시 졸업반이던 짜바릿씨를 처음 만나 국경을 초월한 사랑을 꽃피웠다.

짜바릿씨는 2006년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고, 2년 뒤 모국에서 장학금을 받고 연세대를 다녔다. 경영학 수업을 들으면서 과제를 같이 수행하게 된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고, 국내 여행을 다니면서 미래를 약속했다.

가족들은 처음에 나이와 문화 차이 때문에 반대했지만 결국 두 사람의 교제를 허락했다. 2년간의 열애 끝에 짜바릿씨가 먼저 청혼을 했다. 2013년 2월 혼인신고를 한 두 사람은 김 중위가 해군에 자원입대하면서 잠시 이별을 해야 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한 김 중위는 미국 국적을 취득하는 대신 청해부대에 근무해보고 싶다며 해군을 선택했다. 이스라엘에서 2년간 복무한 예비역 아내는 남편의 결정을 흔쾌히 승낙했다.

김 중위는 2013년 3월 입대를 했고, 짜바릿씨는 이스라엘로 돌아가 현지 한국 기업에서 일했다. 지난해 9월 청해부대 통역장교로 파병된 김 중위는 6개월간의 임무를 수행하고 이번에 고국으로 무사히 귀환했다.

김 중위는 “아덴만에서 우리 상선과 외국 선박을 보호하는 활동을 한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한다”며 “군함 외교와 해군의 중요성도 배웠다”고 말했다.

한 달간 휴가를 받은 김 중위는 7일 아내와 함께 어머니가 살고 있는 경남 산청으로 향했다. 11일 아내와 함께 이스라엘로 떠난다. 두 사람은 오는 28일 군 입대로 그동안 미뤄왔던 결혼식을 올린다. 내년 5월 제대하면 이스라엘로 가서 무역업을 할 계획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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