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폰 없어도 적립·할인 OK” 카드사 빅데이터 마케팅 확산

입력 2015-04-08 02:15
카드업계가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마케팅 서비스를 통해 얼어붙은 소비심리 개선에 나섰다. 개인의 소비 성향에 맞게 정밀화된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굳게 닫힌 지갑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고객과 가맹점도 각각 할인 혜택과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신한카드는 LG전자, 홈플러스, 11번가 등 20개사와 손잡고 빅데이터 기반 CLO(Card Linked Offer) 서비스인 ‘샐리(Sally)’를 8일부터 선보인다고 7일 밝혔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4월부터 CLO 서비스인 ‘링크(LINK)’를 운영하고 있다. CLO는 카드 결제 시 별도 쿠폰을 제시할 필요 없이 할인이나 적립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드사가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이 자주 이용하는 가맹점 혜택을 추천하면 고객이 카드사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앱)에 들어가 필요한 혜택을 골라 선택해 바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무차별적으로 제공되는 할인 쿠폰 안내보다 고객 만족도가 높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직장인 A씨는 물건을 사거나 음식점에 가기 전 휴대전화를 먼저 연다. 주변 가맹점 중 혜택을 주는 곳이 있는지 찾아보기 위해서다. 안내되는 혜택은 대부분 A씨가 평소 관심을 갖고 있는 가맹점에서 제공되는 것들이어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자주 찾는 회사 주변 커피전문점은 이미 등록돼 있어 계산할 때 바로 혜택을 받는다. 이전엔 계산대 앞에서 할인 쿠폰을 찾느라 시간을 지연해 뒷사람 눈치를 보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가맹점은 똑같은 비용으로 더 효율적인 홍보에 나설 수 있다. 뜨내기손님이 아닌 단골이 될 고객에게 혜택을 집중함으로써 마케팅 비용도 줄이고 고객층도 두텁게 할 수 있다.

카드사는 이러한 서비스가 소비심리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고 부동산 활성화 정책을 펴는 등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소비심리가 쉽게 살아나지 않고 있다. 올 들어 상승하는 듯했던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 101로 내려앉았다.

미국 컨설팅회사 Aite가 예측모델을 통해 CLO 효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미국에서 2009년 은행과 카드사가 CLO를 도입한 이후 CLO 연계 거래건수는 2013년 6억9000건, 2014년 11억8000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16억건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산된다. Aite는 “CLO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위축됐던 미국 소비심리 확산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