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서 자신을 위해 지갑을 여는 남성이 늘고 있다. 뷰티·패션뿐만 아니라 취미 활동을 위해 소비를 늘리는 남성이 갈수록 늘면서 백화점들도 앞 다퉈 남성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7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남성 매출 비중은 32.9%로 지난해(32.2%)에 비해 0.7% 포인트 증가했다. 5년 전인 2010년과 비교하면 4.8% 포인트 증가해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반면 여성 매출 비중은 갈수록 줄어 2011년 처음으로 70% 밑으로 떨어진 후 올해는 67.1%를 기록 중이다.
다른 업체의 사정도 비슷하다. 현대백화점은 2013년 27.1%였던 남성 매출 비중이 지난해 29.3%까지 증가한 후 올해는 32.2%로 30%를 넘어섰다. 롯데백화점 남성 매출 비중도 2010년 23% 수준에서 올해는 27% 수준까지 올라섰다.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출 비중이 낮았던 남성이 주요 고객으로 급부상한 것은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남성이 크게 늘어난 영향 때문이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지난해 패션산업 10대 이슈 중 하나로 ‘므네상스(Menaissance)’를 꼽았다. 남성(Male)과 르네상스(Renaissance)를 합친 이 말은 젊고 도시에 거주하는 20, 30대 남성이 소비 주체로 떠오른 현상을 지적한 것이다.
자신을 가꾸기 위해 화장품과 의류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남성이 늘면서 백화점들도 이에 맞춰 관련 매장을 강화해 왔다. 신세계백화점이 2008년 업계 최초로 서울 강남점에 남성 전용 액세서리 편집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2011년에는 강남점에 남성 전문관을 선보였다. 이후 2013년 센텀시티점에 이어 지난해에는 본점에 남성 전문관을 새로 오픈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본점 6층에 해외 100여개 브랜드를 입점시킨 남성 명품관도 추가했다.
현대백화점은 2013년 서울 무역센터점을 재개장하면서 남성 전문관 ‘현대 멘즈’를 새로 선보였다. 구두, 화장품, 액세서리 매장뿐 아니라 제네바, 비츠바이닥터드레 등 남성이 선호하는 소형 가전 매장도 입점시켰다. 이밖에 라이카, 핫셀블라드 등 카메라 전문 매장도 단독으로 운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0월 오픈한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 남성이 관심을 갖는 사진, 승마, 여행 관련 전문 매장을 따로 갖추기도 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남성의 경우 패션뿐 아니라 취미 활동을 위해 구입하는 상품의 단가가 비교적 높아 향후에도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기획] 백화점 끌려가던 남자, 이젠 큰손 부상… 백화점들 잇따라 남성관 오픈
입력 2015-04-08 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