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토 최남단인 제주도 서귀포시 마라도의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 이 학교 학생은 6학년 김영주(12)군 1명뿐이다.
김군은 지난해 2월 선배이자 친구로 학교생활을 함께했던 정수현양이 졸업한 이후 이 학교의 유일한 학생이 됐다. 그는 몇 년 전 한 TV 예능프로그램에 방송돼 유명해진 짜장면집 큰아들이다. 친구도, 선후배도 없어 외롭지만 밝고 건강히 생활하고 있다.
이 학교 교사는 2명. 올해 부임한 오동헌(47) 분교장과 현도현 교사가 김군을 맡아 학교생활을 살뜰히 챙겨주고 있다. 여기에 김군의 어머니 김은영(45)씨가 학습보조강사로 수업을 도와주고 있다.
또 영어와 피아노, 검도 강사가 일주일에 1번 마라도에 들어와 방과후 교실 수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서귀포경찰서 마라치안센터 의경 대원들이 김군에게 미술과 컴퓨터를 가르쳐주고 함께 축구도 하는 재능 기부를 하기도 했다.
마라도에는 초등학교밖에 없기 때문에 김군은 내년 2월 졸업하면 고모가 사는 제주시 중학교에 진학할 계획이다.
1958년 개교한 마라분교는 학생수가 많을 때는 20여명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한 자릿수에 머물더니 급기야 95년과 2000년, 2007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나 홀로 학교’가 됐다.
졸업생은 지금까지 89명. 92년까지는 매년 1명이라도 배출했지만 이후 20여년 새 4번을 제외하고는 졸업식을 열지 못했다. 주민등록에 올라 있는 마라도 인구는 100여명이나 실제 거주자는 60∼70명이다. 이 가운데 내년에도 초등학교에 입학할 어린이가 없어서 김군이 졸업하면 당분간 학교 문을 닫아야 할 처지다.
학교 측은 섬 안에 4∼6세 아이들이 일부 있으니 병설유치원을 운영하면 자연스럽게 초등학교 입학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기대하고 있다.
마침 이석문 제주교육감이 8일 이 분교를 직접 방문해 섬 지역 작은 학교 살리기 대책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곳뿐 아니라 ‘섬 속의 섬’인 가파도, 비양도, 추자도 등 제주 부속 섬의 학교들도 학생수 감소를 고민하고 있다. 오 분교장은 “최근 몇 년째 입학생이 없었다. 내년에도 대상자가 없어 걱정이 크다”며 “내일 방문하는 교육감에게 병설유치원 건립 등 대책 마련을 건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국토 최남단 마라분교, 내년 문닫을 처지… 6학년생 1명 2년 째 ‘나홀로 수업’
입력 2015-04-08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