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건넌 후쿠시마 방사능 캐나다 서부 연안서 첫 검출

입력 2015-04-08 02:32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발생한 방사성 물질이 4년 만에 태평양을 건너 캐나다 서부 연안에서 검출됐다.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는 지난 2월 19일 캐나다 서부 밴쿠버섬 유클루릿 앞바다에서 수거한 샘플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후쿠시마에서 유클루릿까지 약 7350㎞ 거리를 4년에 걸쳐 횡단해 북미 연안에까지 도달한 셈이다.

검출된 방사성 물질은 ㎥당 1.4㏃(베크렐)의 세슘-134와 5.8㏃의 세슘-137로 이는 인체나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닌 극미량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세슘-134의 반감기(배출량이 반으로 줄어드는 기간)는 2년이기에 이번에 검출된 것은 원전사고로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며 반감기가 30년인 세슘-137은 핵실험을 통해 자연계에도 존재하지만 원전사고로 그 양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지난 15개월간 미국과 캐나다 서부, 하와이 해안 등 60여곳에서 해양 샘플을 수집해 조사해 왔다. 지난해 11월에도 미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150㎞ 떨어진 태평양 해상에서 방사능 물질 샘플을 수거했으나 북미 연안에서 해당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연구소 수석연구원인 켄 뷔슬러 박사는 수개월 내에 더 많은 북미 해안에서 탐지 가능한 양의 세슘-134가 검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해안에 가까이 도달할수록 방사능의 확산은 예측하기 어려워진다”면서 “방사능의 위험성을 고려할 때 역사상 최악의 방사능 오염수 유출 사고인 후쿠시마 사태 이후 해양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