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독도 우편번호인 ‘799-805’가 와인의 이름으로 미국에서 나왔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암호와 같은 이 와인은 한국계 치과의사가 내놓은 캘리포니아산 와인으로, 와인 판매수익금 일부를 독도를 수호하는 데 쓴다고 했다.
그런데 이제 이 와인의 이름을 ‘(1)(2)(3)(4)(5)’로 바꿔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오는 8월 1일부터 기존의 6자리이던 우편번호가 5자리로 바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우편번호는 1970년 7월 1일 5자리로 최초로 도입됐고, 1988년 읍·면·동 행정구역과 일치하도록 6자리로 개편된 후 2000년에는 집배원 담당 구역과 지번 단위로 세분화됐다. 그러나 오는 8월 1일부터는 도로명주소법에 따라 5자리 국가기초구역번호를 새 우편번호로 사용하게 된다.
도로명주소 제도는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위치 찾기 기능을 거의 상실한 일본식 지번 주소를 대체하기 위해 2014년부터 국가시책으로 전면 시행됐다. 도로명주소를 기반으로 하천, 철도 등 잘 변하지 않는 지형지물을 경계삼아 국토를 일정한 단위인 국가기초구역으로 나눠 5자리 코드를 부여한 것이 바로 국가기초구역번호이다.
국가기초구역번호는 도로명주소법에 따라 우편, 통계, 소방, 경찰 등 각종 행정의 지역표시번호로 공통 사용하게 되며, 5자리 번호를 우편번호로 도입하게 되는 것이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문제는 도로명주소가 완전하게 정착되지 않은 현시점에 우편번호까지 바뀐다고 하니 아무래도 시행 초기 국민들의 혼란과 불편함이 예상된다.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우정사업본부에서는 안내장을 배부하고 가두캠페인, 기업설명회, 홍보물 비치 등 다각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시·도와 협의해 건물번호판에 새 우편번호 스티커 부착, SNS 홍보, 방문 홍보 등이 그것이다.
새 우편번호는 우정사업본부(www.koreapost.go.kr)와 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 및 전국 우체국 홈페이지에서 미리 찾아볼 수 있다.
앞으로 새 우편번호 시행일까지 4개월 남았다. 국가기초구역번호인 5자리 새 우편번호가 국민들의 많은 관심으로 빠른 시일 내에 정착될 수 있기를 바란다.
김기덕(부산지방우정청장)
[기고-김기덕] 8·1·5를 아십니까?
입력 2015-04-08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