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느 기독교단체의 초청으로 영국의 윌리엄스 변호사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여기저기 전국을 다니며 순회강연을 했다. 그의 강연 요지는 “영국교회가 연합하지 못하고 사회를 향해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다가 결국 쇠락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처음에 영국교회를 향한 시대적 도전은 낙태문제였다. 그러나 영국교회는 낙태에 대해서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그 다음은 동성애문제였다. 하지만 교회는 동성애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슬람의 도전을 받았다. 그때도 영국교회는 전혀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마침내 샤리아법이 통과되었고 이슬람에 문을 열어주고 말았다.
사실 영국은 위대한 기독교 국가였다. 아니, 해가 지지 않는 선교대국이었다. 그러나 교회가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반기독교적 사상과 공격에 대응을 하지 못하고 무너지기 시작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개교회주의, 개교단주의에 빠진 것이다. 그저 자기 교회, 자기 교단만 잘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남의 교회가 카페로 팔리고 이슬람 사원으로 넘어가도 내 교회만 문제없으면 괜찮다는 안일주의와 무관심에 빠져 버렸다. 이러기를 20년, 30년 하다가 영국교회는 완전히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그래서 기독교인은 무슬림만도 못한 취급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한 예로 어떤 사람이 십자가 목걸이를 목에 걸고 직장에 출근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해고를 당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윌리엄스 변호사는 젖은 눈동자와 목이 메는 목소리로 외쳤다. “한국교회는 절대로 영국교회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됩니다. 무조건 연합해야 합니다. 연합해서 한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영국교회와 똑같이 됩니다. 아무리 개교회가 부흥하고 큰 교단을 이루어도 서로 다른 소리를 내고 연합기관 간에 마찰이 발생하면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이런 말을 하면 신학과 신앙의 정체성을 거론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우리는 각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과 신앙의 전통을 지켜야 한다. 아무런 원칙과 철학 없이 무조건 신앙과 신학을 연합하자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비록 신학과 신앙의 전통이 조금은 다르다 하더라도 반기독교적인 정서와 공격에 대응할 때는 반드시 교회가 연합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는 의식부터 바꾸어야 한다.
지금 세계적으로 반기독교적인 정서가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다. 특별히 그런 현상은 한국사회에 더 두드러지고 있다. 반기독교적인 세력은 걸핏하면 한국교회를 공격한다. 아무리 큰 교회라도 직격탄을 맞으면 한순간에 무너지는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므로 지금은 어느 한 교회가 예배당을 크게 짓고 부흥하는 것보다 모든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한국교회의 생태계가 무너지면 큰 교회도, 교단도 무너지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최윤식 박사는 다가오는 흉년기를 10년 이내에 막지 않으면 한국교회는 더 이상 일어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연합기관부터 하나가 되어야 한다. 특별히 한기총과 한교연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무엇이든 내려놓고 양보하면 연합할 수 있다. 물론 거기에는 많은 장애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장애는 우리 안에 있는 사욕의 바벨탑이다. 그런 욕망의 바벨탑이 이런저런 명분을 내세우게 한다. 그러나 지금은 사익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사단의 그럴 듯한 이간계에 넘어가지 말자. 무조건 하나 됨의 꽃씨를 뿌리자. 지금이 그 기회다. 하나님께서 윌리엄스 변호사를 한국교회의 전령사로 보내준 것이다. 우리는 윌리엄스 변호사의 그 피맺힌 외침을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어야 한다. 그는 한국교회의 연합을 위한 꽃씨를 눈물로 뿌리고 갔다.
소강석(새에덴교회목사)
[소강석의 꽃씨 칼럼] 지금은 한목소리 내야 할 때
입력 2015-04-08 0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