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잠정합의문에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중동의 미래를 가늠할 이 중대 사안을 놓고 미국과 이스라엘 간에 일대 격돌이 벌어졌다. 혈맹국의 양 수장임에도 '신(新)앙숙관계'가 돼버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국내외를 향한 전방위 여론전에 나서면서 6월로 예정된 최종타결을 앞두고 '핵협상 2라운드'를 예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사진) 이스라엘 총리는 5일(현지시간) 복수의 미국 언론을 통해 "나쁜 협상은 없애야 한다"며 이란 핵협상 결과를 집중 공격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CNN방송에 출연해 "나는 이번에 나온 핵협상 합의안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쟁도 아닌 세 번째 대안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6월 30일로 예고된 최종합의안 도출 시한까지 더 좋은 협상안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잠정 협상안을 어떻게든 흔들어 이스라엘의 입김이 더 많이 반영된 최종합의안을 도출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같은 날 미 공화당 밥 코커 상원외교위원장이 최종합의안에 대해 의회가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이란 핵합의 심사법안'을 오는 14일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공화당은 유대계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커트라인인 67표 이상의 지지로 심사법안 통과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 승인을 피하기 위해 행정결정 사항인 '합의' 형식을 취했다.
네타냐후는 NBC와 ABC방송에도 잇따라 나와 "이란은 '타고난 거짓말쟁이' 국가여서 10년 이상 지속될 협약을 준수할 것이라고 믿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막 오른 美·이란 핵협상 2라운드] 네타냐후 “거짓말쟁이와 협상”
입력 2015-04-07 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