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언론사로 몰리는 고위공직자

입력 2015-04-07 02:54

지난 1일 울산 지역 유력 일간지인 경상일보에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신임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 전 장관의 사장 취임은 울산 지역 내에서 파격적 ‘선택’으로 회자됐다. 주로 중앙 언론사 출신 인사가 사장으로 취임했던 관행을 완전히 깬 것일 뿐 아니라 전직 장관이 언론사 사장이 된 것도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전 장관의 울산행(行)이 주목받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울산에 조성 중인 혁신도시에 근로복지공단, 산업인력공단, 산업안전보건공단 등 고용부의 주요 산하기관 3곳이 내려가 있다는 점이다. 울산 지역 한 관계자는 6일 “울산 혁신도시에 들어선 고용부 산하기관과 지역 언론사 사장이 된 전직 고용부 장관이 무관하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산업공단 등이 모여 있는 울산의 특성과 울산 출신인 이 전 장관의 개인적인 선택이 맞물린 것으로 본다”면서 “양측 모두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공직자 출신의 재취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 분위기에서 언론사가 퇴임한 고위직 인사들의 다음을 준비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장관 출신은 아니지만 이철휘 서울신문 사장도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을 지낸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이다.

역으로 경영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언론사가 내부 경영 개선 등을 위해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높다. 지난 3월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이 YTN 사장에 취임한 게 대표적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