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시급제 노동자들이 거의 매일 클릭하는 사이트가 있다. ‘4월 15일-15달러를 위한 투쟁의 날(april15.org)’이라는 사이트다. 미국의 각종 시급제 노동자들이 시간당 15달러(1만6300원)의 최저임금을 쟁취하기 위해 시위를 벌이자고 촉구하고 있는 사이트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들이 앞 다퉈 이 사이트의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 그만큼 당일 행사의 파급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당초 시위는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 종업원들의 시급 인상 요구에서 촉발됐지만, 지금은 업종이 넓어졌고 참여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6일(현지시간) 이 사이트에 따르면 당일 시위에는 패스트푸드 종업원, 일반 소매판매점 종업원, 영·유아 보육 종사자, 헬스케어 분야 돌보미, 대학 강사, 가사도우미, 공항 시급 노동자 등이 참여키로 했다. 특히 근래 대규모 시위에 나서지 않았던 대학생들까지 동참키로 해 일종의 사회운동이 돼 가는 양상이다.
일각에선 단순한 임금인상 요구를 넘어 ‘계층 투쟁’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행사 주최 측은 “업체들이 수익을 많이 창출하는 만큼 그 수익을 한계상황에 놓인 종사자들에게 일부 나눠달라는 것”이라며 “시급제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단순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가족의 생계를 짊어지고 있는 이들이 대다수이며 식료품비와 의료보험, 월세, 교통비 등 최소한의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라도 시급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호소했다.
NYT는 5일자 보도에서 “15일 미 전역의 200곳 이상의 도시에서 시위가 예상된다”면서 “특히 최근 임금인상을 한 맥도날드 직원들도 시위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맥도날드는 최근 시급을 1달러 정도 올려 시간당 9.90달러(1만900원)를 주겠다고 발표했지만 그 대상이 9만여 직영점 직원에 국한되고 인상액도 미미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프랜차이즈 형태로 고용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75만명에 이른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시급 15달러 쟁취 4월 15일에 모여라!… 美 ‘15달러 투쟁의 날’ 예고
입력 2015-04-07 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