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돌아오진 않았다.”
작년 연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이라크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던진 말이다. 3개월이 지난 6일 한화그룹은 한화건설이 대규모 주택건설 사업을 진행 중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에서 사회기반시설 공사를 21억2000만 달러(2조3000억원)에 추가 수주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3일 서울 중구 한화 본사로 출근하며 그동안의 경영 공백을 뒤로 하고 복귀를 선언했다. 나흘 뒤인 7일 김 회장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을 깜짝 방문했다.
이라크 신도시 건설은 석유화학과 태양광 업황 부진 등으로 침체돼 있던 한화그룹이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사업으로 꼽혀왔다. 김 회장은 이라크 방문에서 공사 진척 상황을 살펴보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특히 예고 없이 공사 현장의 직원 식당을 찾고 저녁식사에 한화 직원은 물론 협력업체 임직원과 외국인 노동자 대표까지 초대해 한국에서 직접 공수한 600인분의 광어회를 제공했다. 김 회장의 방문 소식을 들은 사미 알아라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 의장이 현장을 방문해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이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를 순방하면서 중동 지역 국가들과 에너지·건설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키로 한 점도 추가 수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화그룹은 설명했다.
한화건설은 2012년부터 이라크 비스마야에서 1830만㎡ 부지에 주택 10만 가구를 짓는 신도시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에 수주한 공사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와 연계된 추가 공사로 300여개의 학교를 비롯해 병원 경찰서 소방서 도로 상하수도 등을 포함하는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번 공사 수주로 한화건설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에서만 누적 공사 수주액이 100억 달러를 넘어서게 됐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이번 공사 수주는 김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과 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전후 복구 사업이 한창인 이라크에서 향후 제2, 제3의 신도시 수주에도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한화그룹, 2조3000억 규모 이라크 신도시 공사 수주
입력 2015-04-07 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