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협상 타결로 중동 지역 긴장은 완화됐지만 한반도에 낀 먹구름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자신들의 주장을 더욱 강화하고자 대남 도발의 수위를 높여 한반도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6자회담 당사국 중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은 회담 재개 전 핵 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알아보는 ‘탐색적 대화’를 진행키로 합의했다. 우리 정부는 이달 말 일본에서 열릴 예정인 동북아협력대화(NEACD)에서 탐색적 대화가 성사될 수 있을지를 살펴보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EACD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산하의 ‘국제 분쟁 및 협력연구소(IGCC)’가 주관하는 행사로, 북한 등 북핵 6자회담국의 정부 관료와 학자 등이 참석해 ‘미니 6자회담’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북한이 행사에 참석하더라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북한은 최근 관영 매체를 통해 비핵화 협상에는 절대 응하지 않을 것이며 자신들이 ‘핵보유국’임을 국제사회가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도리어 각종 도발로 긴장감을 조성해 협상력을 높이려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올 초부터 대북전단 살포, 한·미 연합 군사훈련 등을 빌미로 한반도에 긴장국면을 조성해 왔다. 한·미 훈련이 ‘북침 연습’이라며 비난하고 수차례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일부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움직임에 대해서는 ‘무력 대응’을 시사해 휴전선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북한은 남북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압박을 가해오고 있다. 3월분 임금부터 기본급을 5.18% 인상하고 사회보험료 산정 기준을 바꿀 것을 최근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다. 이에 대해 남측은 ‘남북 합의 없는 임금 인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며 북한의 요구에 응하지 말 것을 각 입주기업에 촉구했다.
갈등은 3월분 임금 지급일인 오는 10∼20일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 전에 개성공단관리위원회와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간 협의를 공식 제안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의마저 결렬될 경우 북한은 근로자 일부를 철수하거나 태업을 유도하는 식으로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13년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공단 폐쇄 사태가 재연될 우려도 있다.
북한이 최근 ‘간첩’ 혐의로 억류한 우리 국민들에 대해 “무자비하게 처단하겠다”고 위협한 것도 이 같은 대남 압박의 일환이다. 남한이 ‘체제 붕괴’를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한편 이들의 송환을 빌미로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조성은 기자
[기획] 북, 핵협상 하느니 군사도발·긴장조성 택할 듯
입력 2015-04-06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