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TV홈쇼핑, 고객 찾아 해외로 해외로

입력 2015-04-06 02:30

올해 8월 개국 20주년을 맞는 국내 TV홈쇼핑 업계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국내 유통 채널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 각국 안방으로 진출 지역을 차츰 넓히고 있다.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에서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해외 시장을 또 다른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2일 태국 1위 방송통신기업 인터치 그룹 자회사인 인터치 미디어와 합작법인 ‘HIGH 쇼핑’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하반기 베트남에서 개국하는 ‘VTV현대홈쇼핑’에 이은 세 번째 해외 진출이다. 이로써 태국에 진출한 한국 TV홈쇼핑 업체만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3개사로 늘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GS홈쇼핑이 말레이시아 최대 미디어그룹 아스트로와 함께 설립한 ‘GO SHOP’이 공식 개국했다. 말레이시아 최초의 ‘24시간 홈쇼핑 전문 채널’로 GS홈쇼핑이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전파를 내보내고 있다.

2004년 4월 CJ오쇼핑이 중국 2위 미디어 기업 상하이미디어그룹과 합작해 설립한 ‘동방CJ’ 이후 5일까지 국내 TV홈쇼핑 업계의 해외 진출국은 모두 10개국이다. 미국 현지 교민을 대상으로 제한된 시간 동안 방송을 하고 있는 NS홈쇼핑을 합칠 경우 11개국으로 늘어난다. 특히 중국 태국 베트남 터키 인도의 경우 2개 이상의 한국 업체가 진출해 있다.

해외 진출 역사가 10년을 넘기면서 해외 취급고(상품 판매액) 역시 크게 늘고 있다. 가장 먼저 해외로 눈을 돌린 CJ오쇼핑의 경우 진출 첫해인 2004년 취급고가 180억원으로 전체 취급고의 1.8%에 불과했으나 2013년에는 1조7970억원의 해외 취급고를 기록해 비중이 36.9%로 뛰었다. GS홈쇼핑은 지난해 8941억원의 해외 취급고를 기록한 후 올해는 그 규모가 1조5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 역시 개선돼 동방CJ가 지난해 72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가장 큰 중국 시장에서 대부분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반면 진출 역사가 길지 않은 동남아 국가들의 경우 아직 영업이익 규모가 크지 않거나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TV홈쇼핑의 경우 보통 해외에 진출한 후 3년 정도 지나야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다”며 “국내 업체의 경우 최근 3∼4년 사이 진출이 크게 늘어 몇 년 안에 영업이익이 플러스로 전환되는 곳이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TV홈쇼핑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해외 미디어그룹 등과의 공동 투자로 위험 부담을 줄이면서 현지화에 성공한 영향이 크다. 또 ‘쇼퍼테인먼트’(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말)로 불리는 국내 업체의 프로그램 경쟁력 역시 해외 진출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국내 업계에선 홈쇼핑이 일반화되지 않은 동남아 지역으로 진출한 후 향후 모바일 쇼핑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