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상록수장학재단이 자리를 잡고 잘 운영되는 가운데 단기선교차 태국과 미얀마 접경지역 난민촌인 메솟을 방문했다. 한창 공부해야 할 어린아이들이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이들에게도 공부를 가르쳐야 꿈과 소망을 갖고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한국에 돌아와서도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교육은 새로운 세계로 문을 열고 들어가게 만든다. 이것을 모른 채 살아가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래 하나님이 나를 이곳에 보내신 것은 현장을 보고 도우라는 사명을 주신 것이다. 그래, 이것도 머뭇거리지 말고 바로 실천하자.”
나는 그곳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님과 연결해 학교를 짓기로 하고 예산을 보냈다. 준공식 날 너무나 기뻐하며 환호성을 지르던 아이들의 표정을 보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나는 국내 장학생들이 방학을 맞으면 수시로 이곳 메솟초등학교로 데려가 봉사활동을 하게 한다. 자신들보다 몇 배나 열악한 상황의 빈민가 어린이들을 보고 또 도우며 스스로 깨닫고 배우는 것이 참으로 많다고 말한다. 바로 이런 것이 산교육이라 생각한다.
이어 고향 김천 시내 중심가에 청소년들이 출석하는 상록수교회도 건축했다. 상록수재단 사무실도 지부 형식으로 함께 열었다. 이 교회는 현재 장년은 많지 않고 청소년 청년들만 200여명 출석하는 교회로 잘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서 더 욕심을 내기로 했다. 김천혁신도시로 꾸며지는 신개발 지역의 종교부지 870평을 매입했고 이곳에 다시 멋진 상록수청소년교회를 건립할 계획을 세우고 기도 중이다. 초현대식으로 청소년들이 환호할 수 있는 멋진 공간과 예배장소가 설계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장학재단을 운영하며 많은 청소년을 만나 대화하면서 자아가 형성되는 이 시기에 멘토를 잘 만나 바른 인격과 신앙이 형성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뼈저리게 느낀다. 여기서 부모의 역할은 한계가 있다. 부모가 자녀들의 바른 멘토가 되어 주기가 너무나 힘들다. 이는 세대 차이로 인해 소통이 잘 안 되어 대화가 엇나가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발학생들에게 학비 외에도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해주고 1년에 두 차례 수련회를 열어 인격 형성에 도움이 되는 강연과 토론의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대학생과 멘토를 맺게 해 진학이나 진로상담을 하도록 관계를 형성시켜 주는데 이 효과가 놀랄 만큼 크다. 최고 명문인 서울대에 다니는 장학재단 선배의 조언과 격려로 농촌의 한 고교생의 생활과 태도가 변화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 상호 네트워크를 통해 사랑과 나눔, 헌신과 봉사, 보람과 기쁨의 릴레이가 이어지도록 돕고 있다.
나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조하기보다는 “과연 내가 무엇을 위해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삶의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삶의 중심에 행복과 감사, 보람과 자부심이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 반드시 동행해야 하는 것이 바로 ‘기독교 신앙’임을 강조했다. 주님이 함께하시면 그 어떤 상황도 이겨낼 수 있다고 용기를 심어주었던 것이다.
나는 장학사업과 교회설립, 학교건축 등에 사업에서 번 돈을 아낌없이 쏟으면서 엄청난 기쁨을 얻었다. 또한 ‘나눔은 주는 것이 아니라 뿌리는 것’이라는 진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역경의 열매] 이상춘 (15) 나눔은 주는 것이 아니라 뿌리는 것입니다
입력 2015-04-07 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