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시즌 7호골… 한국 넘어 亞 최다 골 쐈다

입력 2015-04-06 02:18
스완지시티의 미드필더 기성용이 5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의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헐시티와의 홈경기에서 상대 스트라이커 데임 은도예와 볼을 다투고 있다. AFP연합뉴스

기성용(26·스완지시티)의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다. 상대편의 공격을 차단하는 게 주 임무다. 그런데 이제 기성용에게 ‘골잡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게 됐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한 시즌 최다 골을 넘어 아시안 프리미어리거 한 시즌 최다 골까지 넣었다.

기성용은 5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의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가진 프리미어리그 헐시티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18분 팀의 선제골을 기록했다. 팀 동료 존조 셸비의 중거리슛을 상대 골키퍼 알란 맥그리거가 쳐내자 기성용이 그대로 달려들어 왼발로 밀어 넣었다. 기성용의 활약으로 스완지시티는 3대 1로 승리했다.

기성용은 시즌 7호 골을 넣으며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경신했다. 또 아시아 선수를 통틀어서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최다 골 기록도 세웠다. 종전 이 부문은 이번 시즌 기성용과 2012∼2013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뛴 가가와 신지(일본)의 6골이었다.

기성용은 수비형 미드필드로서 공격과 수비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해왔지만 그의 득점력을 눈여겨본 게리 몽크 감독 요구로 최근에는 앞 선으로 나아가 공격에 가담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이에 기성용은 팀에서 공격수 바페팀비 고미스, 미드필더 질피 시구르드손(이상 5골)을 제치고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전체에서도 기성용은 피터 크라우치(스토크시티) 등과 함께 득점 22위에 올라 있다.

기성용은 수비와 볼 배급에서 정상급 평가를 받는 선수이지만 골잡이로서 욕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도 이런 점을 고려해 기성용을 호주 아시안컵에서 처진 스트라이커로까지 전진 배치하기도 했다.

기성용도 여느 스트라이커처럼 ‘골 냄새’를 맡고 있다. 그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존조 셸비가 슛을 할 때 골 기회가 왔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다”며 “골키퍼가 슛을 쳐냈고 볼에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어 운이 좋게 골을 넣었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