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초이’가 돌아왔다. 하루에 홈런을 두 방이나 쏘아 올렸다. 최희섭의 ‘홈런 쇼’에 신바람이 난 KIA는 파죽의 4연승을 내달렸다.
최희섭은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프로야구 2015 시즌 정규리그 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멀티 홈런을 터뜨렸다. 0-0으로 맞서 있던 2회초 최희섭은 kt 선발 필 어윈을 상대로 선제 솔로포를 날렸다. 이어 팀이 3-0으로 앞서 있던 8회초 1사 1루에선 kt의 이준형의 4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짜리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최희섭이 한 경기에서 2홈런을 친 것은 2013년 5월 4일 넥센전 이후 699일 만으로, 개인 통산 8번째다.
2007년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국내 프로야구로 온 최희섭은 KIA를 대표하는 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2009 시즌 최희섭은 33홈런, 100타점으로 맹활약하며 KIA의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제패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후 최희섭은 하강 곡선을 그렸다. 2013년 8월엔 무릎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다. 재활을 위해 2014 시즌엔 아예 1군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최희섭은 시즌 개막 전 전지훈련 때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땀은 배신하지 않았다. 지난 3월 29일 LG전에서 시즌 1호 포를 기록한 최희섭은 5일 만에 2, 3호 포를 터뜨리며 화려한 재기를 알렸다. 최희섭은 경기 후 “그동안 팬들에게 안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 줬다”며 “이번 시즌엔 새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홈런을 많이 쳐 팬들에게 진 빚을 차근차근 갚겠다”고 말했다.
KIA는 4타수 2안타(2홈런) 3타점을 기록한 최희섭의 맹타와 7이닝을 5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막은 선발투수 양현종의 호투를 앞세워 5대 0으로 이겼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입대, 이적 등으로 이번 시즌 고전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은 KIA는 투타의 완벽 조화로 개막 4연승을 질주했다. 반면 개막 후 5경기를 내리 패한 kt는 최하위에 머물렀다.
넥센은 서울 목동구장에서 선발 밴헤켄의 호투와 홈런 3방을 앞세워 SK에 14대 3으로 크게 이겼다. 6이닝을 2피안타 3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막은 밴헤켄은 밴와트와의 에이스 맞대결에서 승리하고 시즌 첫 승을 챙겼다.
넥센 거포 박병호는 6회말 1사에서 SK의 두 번째 투수 고효준의 초구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크게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전날까지 4경기에서 홈런 없이 타율 0.083에 그쳤던 박병호는 시즌 첫 아치를 그리며 홈런왕 4연패를 향해 시동을 걸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최희섭, 쾅! 쾅! 홈런쇼… 화려한 재기
입력 2015-04-04 0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