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월호 참사 직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인근 3개 동 주민들이 극심한 우울과 스트레스를 겪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난 이 3개 동과 달리 안산의 다른 지역에선 한 달쯤 후부터 상태가 악화됐다.
고대안산병원 수면센터 신철 교수팀은 지난해 4월 16일부터 6월 초까지 안산 지역 56세 이상 주민 677명을 대상으로 삶의 질 변화를 살핀 결과 우울과 스트레스 정도가 전보다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3일 밝혔다. 단원고 근처인 고잔동, 와동, 선부동 주민들은 삶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가 참사 전 53점에서 참사 후 47점으로 떨어졌다. 3개 동 주민의 우울 정도는 7점에서 9점, 스트레스 정도는 16점에서 18점, 수면의 질은 4.5점에서 5.7점으로 나빠졌다.
전체 응답자 중 불면 증상에 시달린다는 비율은 사고 전 25%였다가 한 달 뒤 34%로 증가했고, 이후 26%로 줄어 원래 수준을 회복했다. 3개 동 외의 안산과 경기 지역 주민들은 참사 후 한 달간 삶의 질 상태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을 넘기면서 본격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했다.
신 교수는 “세월호 참사의 직접 영향권에 있었던 단원고 인근 3개 동 주민에게서 즉각적인 반응이 있었고, 나머지 지역은 시차를 두고 장기적으로 우울이나 불면 증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2년 정도 꾸준히 관찰해야 세월호 참사에 따른 스트레스의 만성 정도를 정확히 알 수 있다”며 “계속 추적 관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이런 내용을 9일 고대안산병원에서 열리는 세월호 참사 1년 학술 심포지엄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심포지엄에선 참사 이후 진행해 온 생존자 및 유족 등의 치료과정을 담은 ‘4·16백서’도 발표한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세월호 참사 직후 안산 주민 우울증·스트레스 시달렸다
입력 2015-04-04 0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