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신앙의 유익만 추구하는 신자는 참여자가 아니라 관람자입니다. 신자는 왕 같은 제사장이며 사역자라고 성경은 말합니다. 셀교회는 주님의 가족공동체로서 이를 가능케 합니다.”
지난 1일 경기도 수원 장안구 덕영대로 예수마을셀교회에서 만난 박영(57) 담임목사는 “신자들은 교회 생활뿐 아니라 ‘킹덤 빌더(kingdom builder)’로서 직장과 가정, 일터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목사는 인터뷰 내내 교회 성도들에 대해 고마움을 연신 표시했다. 중간 중간에는 성도들에 대한 자부심으로 감격해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500여명의 장년 성도 중 절반 이상이 목사와 혼연일체가 되어 헌신하고 있다고 했다.
◇헌신된 성도들이 강력한 공동체를 만들다=교회는 2003년 7명이 아파트에서 첫 예배를 드리면서 시작됐다. 2년 뒤엔 343㎡(104평)의 상가건물을 매입, 예배처소를 이전했다. 2007년부터는 새예배당 건축을 결의했고 당시 40여명의 셀리더들이 자신이 살던 집을 줄여가며 헌금을 드렸다.
박 목사는 “성도들이 교회를 위해 살림을 줄이며 헌금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그러나 성도들이 이렇게까지 희생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영혼 구원에 대한 간절함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지상 5층의 중후한 교회당은 2010년 이런 교인들의 수고와 헌신으로 세워졌다.
현재 예수마을셀교회의 셀은 모두 60개로 구성돼 있다. 셀 당 7∼8명 정도의 신자들이 셀가족으로 모인다. 셀모임은 매주 수요일 저녁,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며 하나의 독립교회 역할을 한다. 예배에서 셀리더의 인도로 제자훈련과 말씀양육, 교제가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성령충만과 상처의 치유가 일어난다. ‘오픈셀’로 불리는 모임에서는 관계전도를 통해 초청된 불신자와 함께 모임을 갖기도 한다. 새로운 신자들은 ‘전인 치유 수양회’와 양육훈련을 거쳐 정식 셀가족이 된다. 이 교회 윤숙진 집사는 “셀모임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나의 구원자이고 내 생명의 주인이심이 깨달아졌다”며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매일 삶에서 경험한다”고 말했다.
예수마을셀교회가 추구하는 셀교회는 20여년 전 미국 남침례교 총회장을 지낸 랄프 네이버 박사와 빌 백햄 선교사, 크리스천 슈바르트 교수가 제시한 개념이다. 교회 안에 있는 셀 그룹들이 특정한 방식으로 가정에서 모여 불신자들을 향한 전도, 신자들 간 사랑의 교제, 양육 그리고 서로간의 돌봄과 사역이 시행되는 ‘교회 안의 교회’를 말한다.
박 목사는 “셀교회는 교회부흥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이벤트가 아니다. 이는 초대교회의 원형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작은 셀 하나가 교회이며 이 교회에서 사람들이 세워지고 전도가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셀교회는 한 명의 신자를 건강히 세우는 것=예수마을셀교회는 교회 설립 단계에서부터 이미 검증을 거쳤다. 박 목사는 목회자가 되기 전 중학교 교사로 일했다. 학교 복음화 열정도 많아 교직자선교회를 조직해 모임을 이끌었다. 그러다 신학의 길로 입문했고 안양대 신대원 3학년 시절인 2001년 사역의 방향을 잡기 위해 사모와 함께 오산리최자실금식기도원에서 1주일간 기도했다. 이후 경기도 군포에서 열린 ‘한국셀교회개척학교 콘퍼런스’에 참여하면서 셀교회 비전을 얻게 됐다. 성도의 수 증가가 목회의 목표가 아니라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을 건강한 가족공동체로 섬기는 게 목회자의 할 일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러던 중 수원 기독 교사 모임에서 셀교회 원리를 적용했는데 거기서 ‘대박’이 났다. 모임에서는 치유와 회복이 일어났고 9개월 동안 엄청난 은혜가 넘쳤다. 그러면서 교사들 중에 ‘이런 교회를 세우자’는 제안이 나왔고 예수마을교회는 거기서 태동했다.
박 목사는 셀교회를 적용하려는 교회를 향한 조언도 던졌다. “셀교회의 원형과 본질에 충실해야 합니다. 그리고 철저한 제자훈련입니다. 셀교회만 가지고는 건강한 리더들이 세워지지 않아요. 셀의 증식은 리더의 성숙에 따라 달라집니다. 리더를 키우십시오.”
그는 “본질을 추구하다보면 세파에 흔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계속 앞을 향해 가는 게 중요하다”며 “세계적으로 부흥하는 교회는 성도들이 소그룹으로 집집마다 모여 예배하고 교제하며 삶을 나눈다”고 말했다. 그는 셀교회가 추구하는 가족공동체에 대해서도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모든 신자는 가족”이라며 “예수의 피로 맺어진 가족은 이기주의로 물든 이 시대를 치유할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교회는 2020년을 앞두고 세계비전도 갖고 있었다. 2만명의 제자, 2000명의 전임 사역자, 200명의 선교사와 네트워크교회를 세우는 계획으로 초대교회적 공동체를 지향한다. 이미 미전도지역 2개 국가에 7명의 선교사를 파송, 셀교회 거점 네트워크도 마련했다.
예수마을셀교회는 오는 6월 22∼24일까지 제3회 ‘한국 셀교회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번 콘퍼런스는 교회가 실시하고 있는 제자훈련교재를 최초로 공개한다. 또 50개 형제교회를 선정해 셀교회 사역을 공유하고 코칭한다는 계획이다. 콘퍼런스에는 김인중 안산동산교회 목사, 박영철 침신대 대학원장이 초청강사로 나선다(070-7545-3383·jesuscell.net).
수원=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셀교회는 초대교회의 원형 추구… 성도들 스스로 헌신”
입력 2015-04-06 0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