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난을 넘어 부활의 새날 반드시 열리리니

입력 2015-04-04 02:50
부활절은 희망이다. 한국교회는 부활절을 맞아 주요 교단과 연합기관, 교회별로 예배를 통해 십자가의 죽음을 이기고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되새긴다. 부활절은 성탄절과 함께 기독교의 가장 큰 절기다. 성탄절이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뻐하는 축일이라면 부활절은 죽음을 극복한 예수의 소망을 확신하는 잔칫날이다. 예수는 33년의 짧은 생애를 이 땅에서 진리의 메시지를 전하다 십자가에 못 박힌 지 사흘만에 다시 살아났다. 영생의 복음을 증거한 부활 사건은 그 자체가 희망의 상징이다. 그러하기에 기독교는 부활절을 그 어느 절기보다 벅찬 마음으로 맞는다.

올해 부활절은 한국교회에 각별한 의미가 있다. 130년 전 4월 5일은 감리교의 아펜젤러와 장로회의 언더우드가 인천 제물포항에 처음 발을 디딘 날이었다. 또 올해는 광복 70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성경에서의 70은 역사적인 숫자다.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 백성들은 70년 만에 귀환한다. 교계서도 광복 70년을 평화통일의 물꼬를 트는 해로 삼자는 여론이 높다.

축복의 부활절임에도 우리의 심사는 착잡하다. 죽은 줄 알았던 예수가 살아난 것과 같은 놀랄 만한 기쁨으로 충일하기에는 주변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난 1년 동안 국민을 슬픔에 빠뜨렸던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잘 수습되지 않고 있다. 경색된 남북관계, 심화되는 부의 양극화, 대처하기 어려운 국제정세, 해법 없는 청년취업난도 우울한 현상들이다. 계층과 이념, 연령에 따른 갈등과 대립의 반복도 여전하다.

그렇다고 고난에 좌절할 수는 없다. 기독교를 부활의 종교라 일컫는 까닭은 고통에 그대로 굴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앞의 어려움은 얼마든지 극복될 수 있다. 십자가 없는 부활은 없고 죽음의 과정을 생략한 부활의 환희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부활절 아침, 마침내 죽음마저 물리친 예수 부활의 기쁨을 함께 맛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