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이재성, K리그서 ‘A매치 골’ 재현한다

입력 2015-04-04 02:55

1승1무로 끝난 ‘슈틸리케호’의 3월 A매치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 주연은 은퇴경기를 치른 ‘차미네이터’ 차두리(35·서울), 조연은 뉴질랜드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영건’ 이재성(23·전북)이었다. 이재성은 이번 주말 재개되는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4라운드에서도 골 맛을 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런 그를 째려보고 있는 선수가 있다. 포항의 ‘주포’ 김승대(24)다. 동반자이면서 경쟁자인 둘은 4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2승1무·3위)과 포항(2승1패·5위) 경기에서 격돌한다.

이재성과 김승대는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해 한국에 28년 만의 금메달을 안겼다. 그러나 이후 운명은 엇갈렸다. 이재성은 울리 슈틸리케 축구 대표팀 감독의 눈에 들어 지난해 12월 2015 호주아시안컵을 앞두고 열린 제주 전지훈련에 참가했다. 전훈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이재성은 ‘슈틸리케호’ 4기에 발탁돼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지난달 27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성공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데 이어 31일 뉴질랜드전에서 후반 41분 결승골을 터뜨린 것이다.

지난 시즌 ‘신인들의 무덤’인 전북에서 데뷔 첫해에 주전 자리를 꿰찬 이재성은 최강희 감독으로부터 “유럽의 괜찮은 클럽이 아니라면 절대 팔지 않겠다. 이재성은 전북과 대표팀의 핵심으로 성장할 선수다”는 칭찬을 받았다. 드리블과 패스 연계 플레이가 좋은 그는 좌우 측면 공격뿐만 아니라 중앙 공격과 수비형 미드필더가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다.

지난 시즌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김승대는 잘 나가는 이재성이 부러울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10월 김승대는 대표팀의 파라과이, 코스타리카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 먼저 소집됐지만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제주 전훈에도 이름을 올렸으나 부상으로 슈틸리케 감독과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다.

김승대는 지난달 22일 가진 서울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 감각적인 움직임으로 2골을 뽑아내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13년 프로무대에 데뷔한 김승대는 전북만 만나면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각종 대회에서 전북과 7차례 맞붙는 동안 4골 2도움을 올렸다. 그는 디펜딩 챔피언 전북과의 시즌 첫 맞대결을 앞두고 “우리가 진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며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해 팀 승리를 이끌고, 전북에 포항에 대한 징크스를 안겨 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박주영(30·서울)은 이적 절차를 마무리하고 4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제주와의 경기에서 국내 무대 복귀전을 치른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