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양동근 시리즈’… 모비스, 3연패 1승 남았다

입력 2015-04-03 03:23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양동근(오른쪽)이 2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원주 동부 안재욱(왼쪽)과 코트 위를 구르는 공을 잡기 위해 다투고 있다. 연합뉴스

올 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은 ‘양동근 시리즈’로 불려도 무방할 것 같다. 울산 모비스는 양동근을 앞세워 3연승을 거두며 챔피언결정전 3연패에 단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반면 동부는 양동근을 막지 못해 안방에서 상대가 우승컵을 드는 굴욕을 당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양동근은 모비스의 ‘심장’이다. 그만큼 핵심 전력이다. 타고난 체력을 바탕으로 매 경기 거의 풀타임을 소화하며 상대팀을 압박한다. 동료들의 슛이 들어가지 않으면 정확한 중거리포로 득점에 가세한다. 특히 포인트가드로서 ‘만수(萬手)’ 유재학 감독의 변화무쌍한 전술을 현장에서 구현한다.

2일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3차전에서 모비스는 양동근의 맹활약으로 80대 72로 승리했다. 1승만 추가하면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또 역대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통산 최다인 6회 우승도 달성한다. 아울러 최초로 3시즌 연속으로 챔피언결정전을 제패하는 이정표도 세운다. 양동근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인 23점을 올리며 승리를 견인했다. 1, 2차전 승리 주역도 양동근이었다. 1차전과 2차전에서 각각 18점, 17점을 넣었다.

동부는 3차전에서도 양동근을 막기 위해 안재욱과 두경민, 박지현, 허웅까지 투입하는 물량공세로 나왔지만 역부족이었다. 그 사이 양동근은 동부 코트를 유린했다. 2쿼터 종료 직전 3점포를 포함해 전반에만 8점을 올리며 팀의 40-29 리드를 이끌었다. 후반 동부의 거센 반격으로 53-52까지 쫓겼지만 양동근은 침착했다. 승부처인 4쿼터에만 3점슛 두개를 포함해 13점을 몰아넣었다. 경기 종료 4분41초 3점슛을 넣은 데 이어 문태영의 가로채기를 속공으로 연결해 73-62로 점수를 벌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동부 김영만 감독은 “양동근은 동료들의 스크린을 받아서 공격을 하는데 스피드와 움직임이 모두 좋아서 막기가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유재학 감독은 우승을 자신했다. 그는 “적지에서 중요한 1승을 챙겼다”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해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3쿼터 후반 경기 기록원이 유 감독과 작전시간 문제로 언쟁을 벌이다 자리를 박차고 경기장을 떠나 경기가 약 3분간 중단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또 팬들은 울산에서 열렸던 2차전 경기시간 변경 등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의 행정에 항의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어 안전요원과 실랑이를 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원주=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