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현존 최고 성능의 열전 소재 개발… 체온으로 스마트폰 충전 시대 ‘성큼’

입력 2015-04-03 02:32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고 성능의 열전(熱電·thermoelectrics) 소재를 개발했다. 열을 전기로 바꿔주는 소재다. 체온을 비롯해 일상생활에서 쓰고 버려지는 폐열을 전기로 재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옷에 열전소재를 붙여 체온으로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은 2일 “그동안 미국 일본 독일 등에서 개발된 것보다 배 가까이 성능을 향상시킨 열전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3일자에 게재됐다. 성균관대와 삼성전자종합기술원도 연구에 참여했다.

열전소재는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열로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친환경·재생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중간소재가 소량의 열을 전기로 변환하는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연구진은 새로운 금속공학적 방법으로 열전소재의 성능을 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그동안 1.2 수준에 머물렀던 성능지수를 2.0까지 높였다. 열전소재 연구가 시작된 1950년대 이후 학계에 보고가 된 수치 가운데 가장 높다.

김성웅(사진) 연구위원(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은 “상용화가 가능한 소재의 성능을 100으로 볼 때 지금까지 미국 일본에서 개발한 소재의 성능이 40 수준이었다면 우리는 70까지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을 상용화하려면 안정도 테스트 등 공학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상용화에 성공하면 일상생활과 산업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자동차나 공장에서 쓰고 버려지는 열을 전기로 변환해 재활용할 수 있게 된다. 태양광 발전에서도 낭비 없이 열을 전기로 바꿀 수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