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대표이사로 임명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 박세창 부사장이 자리를 내놓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배지분을 가진 채권단이 공식적인 반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2일 박 부사장의 대표이사 임명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임명 철회 의견을 금호타이어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표이사 선임은 산업은행 등 9개 채권기관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항이다. 이 절차가 누락됐다는 게 채권단의 설명이다. 금호타이어는 전날 기존 박삼구, 김창규 대표이사에 더해 사내이사인 박세창, 이한섭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채권단이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한 만큼 박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은 금명간 철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호타이어는 이와 관련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박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이 취소될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권 승계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호타이어는 유동성 악화로 2009년 12월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에 들어간 뒤 지난해 말 졸업한 상태다. 이어 박 부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일이 많아지면서 후계구도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아울러 재계 일각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타이어 재인수 계획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우리은행(지분율 14.1%)과 산업은행(13.5%)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지분 42.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현재 진행 중인 금호산업 매각 작업이 완료된 후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박세창 금호타이어 새 대표 채권단 반대에 밀려 물러날 듯… 금호아시아나 승계 계획 흔들
입력 2015-04-03 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