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e편한 야구장… Beacon 프로구단 운영 이통사 야구장서 ICT 대결

입력 2015-04-03 02:27
여성 야구팬 김승애(28·직장인)씨는 1일 오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도 수원 kt 위즈파크를 찾았다. 김씨가 kt 구단의 공식 애플리케이션(앱)을 켰다. 모바일 입장권이 뜨면서 줄을 서지 않고 곧바로 입장했다. 경기장에 들어서자 스마트폰에는 경기장 안내도가 나타났고 김씨의 좌석을 알려줬다. 좌석으로 가는 길에는 매점에 들러 포장돼 있는 음식을 찾았다. 김씨는 경기장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앱을 통해 미리 음식을 주문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경기 외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SK 와이번스와 새로 1군 리그에 합류한 kt 등 이른바 ‘이동통신구단’이 그 주인공이다. 두 구단은 홈구장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야구 관계자는 2일 “팬들에게 구장 이용 등의 편의를 제공하는 한편 구단 수익으로도 연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kt, 구장에 ICT를 담다=시즌을 앞두고 두 구단은 공식 앱을 출시했다. SK는 플레이 위드, kt는 위잽이다. 기존 구단들의 앱이 경기 일정, 선수 정보 등 기초적인 서비스를 했다면 두 구단의 앱은 티켓 예매, 좌석 안내 등 진보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 근거리통신기술(Beacon·비콘),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최신 ICT를 기반으로 했기에 가능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비콘이다. 반경 50∼70m 내 사용자 위치를 찾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기본 개념이다. 국내 경기장에 비콘 수신기를 장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두 구단이 처음이다.

SK와 kt의 앱을 설치한 관중이 SK 행복드림구장이나 kt 위즈파크에 들어서면 비콘 수신기는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해 주변에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을 알려주고 할인 쿠폰도 준다. 3차원 맵 기술을 활용해 좌석 안내도 한다. 좌석으로 음식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도 구상하고 있다. 모바일 티켓에는 NFC 등이 사용됐다.

두산 베어스와 잠실구장을 같이 쓰는 LG 트윈스는 ICT를 접목한 서비스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대신 LG유플러스의 인터넷TV를 통해 프로야구 전 경기를 한 화면에서 볼 수 있게 했다.

◇새로운 수익모델로 재정자립도 높인다=SK와 kt는 ICT 활용 서비스가 구단의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로야구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스포츠임에도 모기업 지원이 없으면 운영이 어렵다. 쓸 돈은 많은데 벌어들일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주요 수익원은 중계권료와 입장료다. 구장 편의시설 운영권과 유니폼 등 구단 용품 판매 수익이 있지만 미미하다.

SK와 kt는 ICT로 경기장 이용 편의를 높이면 관중이 늘고 이는 입장료와 유니폼 등 부가 수익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kt는 색다른 시도도 하고 있다. 티켓링크 등을 거치지 않고 위잽으로 경기장 입장권을 팔고 있는데 이를 빅 데이터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위잽에서 판매된 입장권으로 관중들의 좌석 선호도 등을 파악,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