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드개는 동족이 절망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 혼자만 살아남는 길을 택하지 않고 더불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모색했다.”(105쪽)
이 부분이 끌렸던 이유는 다른 게 아니었다. 위기 앞에서 과연 지도자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모르드개는 분명히 보여줬다. 자기만 살 길을 택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동족이 함께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놓고 통곡하며 하나님 앞으로 나아갔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둔 시점에서 이 책을 읽으며 문득 그 날의 아픔이 떠올랐고, 별반 달라진 것 없이 시간만 흘렀다는 게 야속할 뿐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또 어렵고 막막한 현실 속에 치여 살아가야 할까. 그 속에서 믿는 자들은 과연 어떤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하나.
분당우리교회 담임이며 베스트셀러 저자인 이찬수 목사는 “혼미한 이 시대에 그리스도인이 희망의 끈이 되어야 하며, 포기하지 말라고, 다시 한번 도전해보라고 권면할 수 있는 희망의 전달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하나님이 베푸시는 희망의 끈을 붙잡아야 한다. 민족의 위기 앞에서 홀로 살아남기를 구하지 않고 “죽으면 죽으리이다”라는 결연한 의지를 보인 에스더처럼, 또한 ‘더불어 사는 삶’을 강조한 모르드개처럼 간절히 부르짖으며 담대히 일어서야 한다.
제목에서부터 느낌이 오듯, 이 책에서는 막막한 현실의 벽을 깨뜨리는 결연한 도전을 읽을 수 있다. 그 결과로 얻어지는 하나님의 은혜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책이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에게는 축복이 임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 무엇 때문에 두려워하고 있는가? 두려움이란 내가 나 자신을 의지하기 때문에 찾아오는 것이다. “내가 하나님을 신뢰하고 주의 말씀을 찬양합니다. 내가 하나님을 신뢰하므로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사람에 불과한 자가 나를 어떻게 하겠습니까?”(시 56:4, 현대인의 성경) 저자는 이같은 다윗의 선포를 나와 우리의 선포로 고백하라고 권면한다.
저자는 또한 오늘날처럼 혼란스러운 시대에 우리가 진정한 어른으로 서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소개한다. 그는 모르드개의 모습에서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을 찾았다. ‘삶이 중심축 역할’을 감당할 것과 ‘책망할 수 있는 권위’ ‘아비의 심정’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 교회 강단의 초라한 현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책망의 권위가 사라져버렸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가? 놀라운 하나님의 권위를, 책망의 권위를 자신의 사사로운 감정으로 잘못 사용했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우리의 교회 안에서 책망의 권위가 회복되어야 한다. 우리의 가정 안에서 책망의 권위가 회복되어야 한다.”(127쪽)
우리의 중심축인 예수님만 제대로 모시고 섬긴다면, 그 주님이 우리를 책망하시고 바른 길로 인도하실 것이다. 또 주님이 우리의 아버지가 되시어 우리를 품어주실 것이다. 예수님 만이 우리의 살아갈 길이란 이야기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책과 영성] 혼자만 살아남는 시대… 더불어 사는 삶 생각한다
입력 2015-04-04 0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