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넌 첫번째 부인 신시아 레넌 사망… ‘헤이 주드’, 레넌 아들 위한 매카트니의 위로곡

입력 2015-04-03 02:30
존 레넌과 신시아가 결혼하기 전인 1959년 함께 찍은 사진. 위키피디아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 리더 존 레넌의 첫 부인 신시아 레넌이 1일(현지시간) 75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신시아의 아들 줄리안(51)은 이날 자신의 웹 사이트를 통해 어머니가 스페인 마요르카 자택에서 숨졌다는 소식을 전하며 어머니를 위해 본인이 직접 가사를 쓰고 부른 노래를 담은 동영상을 올렸다. 그의 대리인은 신시아가 짧지만 용감하게 암과 싸웠고 줄리안이 내내 곁을 지켰다고 전했다.

신시아는 1957년 영국 리버풀의 음악학교 서예 수업에서 처음 존을 만났다. 문제아였던 존은 필기구도 안 갖고 수업에 들어와 줄곧 신시아에게 신세를 졌다. 이 수업이 인연이 됐고 두 사람은 비틀스가 명성을 얻기 직전인 1962년 결혼했다. 이들의 결혼식은 그 흔한 꽃다발과 사진도 없이 비틀스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와 조지 해리슨 등 몇몇 주변 사람만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치러졌다.

신시아는 헌신적인 아내였다. 당시 10대 우상이었던 비틀스의 이미지를 지키고자 결혼 사실을 숨겼고 이 때문에 많은 비틀스 소녀팬들조차 그녀의 존재를 몰랐다. 비틀스의 유일한 공식 전기를 쓴 헌터 데이비스는 신시아를 ‘유명한 남편에게 학대받는 사랑스러운 여인’이라고 묘사했으며, 그녀를 “존과 달리 조용하고 말수가 적은 데다 결코 히피가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1968년 존이 일본인 행위예술가 오노 요코를 만나는 걸 알게 되면서 신시아는 과감히 이혼을 택했다. 비틀스의 대표 곡 가운데 하나인 ‘헤이 주드(Hey Jude)’도 이 과정에서 탄생했다. 부모의 이혼에 상처받았을 줄리안을 위해 매카트니가 줄리안의 이름을 주드로 바꿔 곡을 쓴 것. 신시아는 이후 아들 줄리안을 맡아 키우면서 세 번 재혼했다.

신시아는 자서전을 통해 존과의 결혼생활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녀는 존을 질투심 많고 불안정한 사람으로 묘사하면서 자신이 비틀스 초기 멤버였던 스튜어트 서트클리프와 춤을 췄을 때 존에게 맞았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5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그의 곁에 있는 것이 너무나 좋았고, 모두가 그에게 경탄했다”며 존의 인간적인 매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신시아 사망 소식에 매카트니는 “리버풀 시절부터 안 사랑스러운 여인이었다”며 “줄리안에게 좋은 엄마였고 우리 모두 그녀를 그리워할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오노 요코 역시 “그녀는 위대한 사람”이라며 그녀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