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시장도 ‘한식’이 대세

입력 2015-04-03 02:04
한때 전성기를 누렸던 외국계 패밀리 레스토랑 숫자가 하강 곡선을 그리는 반면 한식 뷔페 점포는 크게 늘고 있다.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과 웰빙 바람을 타고 외식의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한식 메뉴에 대한 호응이 커지면서 브랜드 간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CJ푸드빌이 2013년 7월 경기도 성남시에 첫 점포를 낸 ‘계절밥상’은 2일 현재 점포 수를 9개로 늘렸다. 대기업 중 가장 먼저 한식 뷔페에 뛰어든 계절밥상은 평일을 비롯한 주말 식사 시간에 최소 1∼2시간을 기다려야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초반의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CJ푸드빌은 서울 여의도 IFC를 포함해 다음달까지 최소 5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을 갖고 있다.

이랜드파크가 지난해 4월 첫 점포를 오픈한 ‘자연별곡’은 계절밥상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가장 많은 28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유통 계열사를 보유해 다른 브랜드보다 공격적으로 점포 수를 늘려왔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올반’은 3개 브랜드 중 가장 늦은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에 첫 점포를 낸 후 4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상반기 중 2∼3곳의 점포를 추가할 계획이다.

여기에 롯데리아가 이르면 9월 중 ‘별미가’ 1호점을 오픈하며 한식 뷔페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현재 1호점 부지를 모색 중이다. 업계에선 유통 공룡인 롯데가 사업을 시작하면 점포 확장 면에서 자연별곡보다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식 뷔페가 짧은 기간에 상승곡선을 그리게 된 것은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과 웰빙 트렌드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영향이 컸다. 세 곳의 경우 평일 점심 기준 가격은 1만3900원에서 1만5900원으로 패밀리 레스토랑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편이다. 또 패밀리 레스토랑과 달리 한식 뷔페의 경우 재방문율도 높은 편이다. 패밀리 레스토랑보다 기름진 메뉴가 적고 한식의 경우 반복해서 섭취해도 덜 질리는 장점이 있다. 방문 연령대도 다양해 가족끼리 외식하는 데도 부담이 적다.

한식 뷔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식당을 내보냈던 호텔 업계에서도 한식 메뉴를 늘리고 있다. 그랜드 워커힐의 뷔페 레스토랑인 ‘워커힐 더 뷔페’가 리뉴얼과 함께 한식 메뉴를 강화했고, 콘래드 서울의 ‘제스트’도 이달까지 냉이, 곰취 등 봄나물 메뉴를 제공한다.

외식 메뉴로서 한식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 한정식과 단품 요리로 양분화돼 있던 한식 외식 시장에서 한식 뷔페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며 빠르게 자리 잡았지만 브랜드가 난립해 경쟁이 심해질 경우 한식 뷔페 시장 자체가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