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탁(Freitag)은 폐천막이나 자전거 튜브, 차량용 안전벨트 등 중고 소재를 활용해 가방을 만드는 스위스의 기업이자 제품 브랜드다. 모든 제품이 수작업으로 만들어지고 디자인도 독특해 제품 가격이 수십만원대인데도 찾는 이가 많아 연 매출이 700억원이 넘는다.
프라이탁처럼 버려지는 자원에 디자인을 입혀 새로운 가치를 지닌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Upcycle)산업은 유럽에서는 이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각광 받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서울시가 업사이클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친환경성에 주목하고 본격 육성에 나섰다.
서울시는 성동구 용답동 중랑물재생센터 내에 국내 업사이클 산업의 전진기지가 될 서울재사용플라자(가칭)를 조성키로 하고 2일 기공식을 가졌다.
2017년 문을 열 재사용플라자에는 재사용·재활용·업사이클에 관심 있는 젊은 예술가나 사회적기업들이 입주해 폐타이어·현수막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 새로운 제품을 디자인·제작하고 판매하게 된다. 플라자는 지하 1층·지상 5층, 총 면적 1만6530㎡(축구장 2배 넓이) 규모로 재활(사)용 작업장, 예술가 공방, 재활용 백화점 및 전시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건물 내부는 방문자들이 자연스럽게 업사이클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화장실에는 폐드럼통을 잘라 만든 세면대가, 카페에는 폐자전거를 받침으로 활용한 테이블이 설치되고 시청각실은 재사용 가구와 재활용 의류 및 천을 사용한 벽면장식 등으로 꾸며진다.
재사용플라자에서 사용할 에너지의 35%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인근 중랑물재생센터에서 고도처리된 물을 조경용수와 화장실 세척수로 사용할 계획이다.
시는 아울러 플라자를 중심으로 장안평 일대를 중고차 매매시장, 중랑물재생센터, 하수도박물관 및 공원이 어우러진 국내 최대의 업사이클 타운으로 조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중랑물재생센터는 2017년을 목표로 현대화사업이 진행 중이며 장안평 중고차 매매시장 일대는 각계 의견을 수렴해 올해 말까지 매매시장과 연계된 자동차박물관·자동차산업문화관 조성 등 중·장기적 지역발전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기공식에서 ‘자원순환도시 서울 비전 2030’ 5대 목표와 10대 약속을 발표했다. 2017년까지 생활쓰레기 직매립 제로 달성, 54%인 재활용률 203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인 75%로 향상, 폐자원에너지 100% 자원화, 2030년까지 업사이클 업체 1000개로 확대 등 육성·지원 대책이 포함됐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서울 용답동에 ‘업사이클 타운’ 조성… 서울재사용플라자 기공식
입력 2015-04-03 02:51 수정 2015-04-03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