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 줄 바꿔매고 심기일전” 구조 개혁 말만 앞서는 최경환

입력 2015-04-03 02:37

최경환(사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해현경장(解弦更張)’이라는 사자성어를 들고 나왔다. 최 부총리는 2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중장기전략위원회 제2차 회의를 주재하면서 “해현경장의 자세로 심기일전해서 경기활성화와 구조개혁이라는 큰 방향으로 국민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현경장은 거문고의 낡은 줄을 걷어내고 새 줄을 맨다는 의미다. 노동개혁 등 연초부터 강조하고 있는 4대 구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내비친 것이다.

최 부총리는 “우리 경제는 확장적 거시경제정책, 신(新) 3저 효과 등으로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 거래가 활발해지고 생산, 소매판매 등 주요 경제지표가 반등하고 있다”며 미약하나마 회복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고 현재 경기를 진단했다. 그는 이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인 균형 있는 자세”라며 긍정론을 펼쳤다.

그러나 최 부총리의 이런 낙관론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노동개혁은 3월 말 시한을 넘겼지만 대타협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고, 공무원연금 개혁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경기회복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에서 디플레이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최 부총리 취임 초 만사형통을 빗댄 ‘만사경통’이란 말이 이제는 무색해졌다는 평이다.

최 부총리는 이날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선수 요기 베라의 명언이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면 당신은 결국 원하지 않는 곳으로 가게 된다’는 문구도 인용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지금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상황 같다”고 꼬집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