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의 한 교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한 학부모가 자신을 ‘소아성애자’라고 허위 비방하는 글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 또 다른 교사는 온라인상에 자신의 사진과 함께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이 게시돼 있는 것을 보게 됐다. 학생들이 올린 것이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일(현지시간) 페이스북 등 SNS 이용자가 늘면서 영국 교사들이 학부모들로부터 ‘온라인 학대’를 당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심한 욕설을 비롯해 사생활이나 성적인 모욕, 협박까지 감당해야 하는 교사들의 정신적인 피해가 크다고 매체는 전했다.
영국 최대 교원단체인 전국교원연합여교사연맹교사협의회(NASUWT) 조사에 따르면 학생들보다 학부모들이 SNS를 통해 교사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경우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답한 교사 1500명 중 60%가 학부모로부터 SNS를 통해 모욕을 받았다고 답했다. 2014년에는 이같이 답한 교사가 21%였다. 15%는 협박을 받은 적도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많은 학교들은 학부모들의 ‘교사 학대’를 멈추기 위한 행동에 나서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를 더 크게 만들어 학교의 평판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NASUWT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불쾌하고 모욕적인 말은 교사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떨어뜨린다”면서 “자신에게 모욕감을 준 당사자와 마주해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많은 교사들이 학대를 당하고도 그렇지 않은 것처럼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월드 화제] SNS 욕설에 떠는 영국 교사들
입력 2015-04-03 0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