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무법자’ 보복운전자 무더기 검거

입력 2015-04-03 02:45
지난달 13일 오후 3시17분 평택화성고속도로 1차로에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향남IC에서 안녕IC 방면으로 달리던 정모(40)씨의 SM5 승용차 앞으로 장모(37)씨의 에쿠스 승용차가 끼어들었다. 장씨는 시속 130여㎞로 달려 앞을 가로막더니 급정차를 했다. 직전에 정씨가 느린 속도로 자기 앞에 끼어들었다는 게 이유였다. 이들은 도로에 차를 세운 채 욕설을 주고받기도 했다.

일명 ‘로드 레이지’(보복·난폭운전)를 벌인 운전자가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협박 등의 혐의로 장씨를 포함해 보복·난폭운전자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고의 급정차, 중앙분리대나 갓길로 밀어붙이기 등 이들의 운전 행태는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다.

상당수는 사소한 시비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8시23분 경기도 고양시 풍산역 인근 도로를 지나던 이모(42)씨는 방향지시등을 안 켜고 끼어든 차에 상향전조등을 켰다. 이어 추월해 상대편 운전자 김모(49)씨에게 ‘깜빡이를 켜라’는 수신호를 보냈다. 하이빔에 기분이 상한 김씨는 욕설을 한 뒤 핸들을 꺾어 이씨 차량을 중앙선 너머로 밀어붙였다. 맞은편에 차가 없어 대형 사고를 피했지만 김씨는 협박 혐의로 입건됐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